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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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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보호 위한 ‘혼란스런’ 폭격?

리비아 군사작전 지휘체계 혼선…

비행금지구역 통제 권한 NATO에 넘어가도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 활동 계속돼
등록 2011-03-31 14:26 수정 2020-05-03 04:26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 지휘권이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넘어갔다. 독일 통신 <dpa>는 지난 3월24일(현지 시각) “NATO가 비행금지구역 통제 권한을 미군으로부터 조만간 넘겨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국적군의 군사 활동도 계속돼 지휘체계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공격은 필요한 동안 계속된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은 이날 “현재로서는 2개 작전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NATO가 2개 작전 모두를 책임쳐야 하는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NATO는 ‘며칠 안에’ 비행금지구역의 실효적 운용을 위한 정찰 활동 등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NATO가 비행금지구역 통제 권한만 우선 넘겨받기로 한 것은 NATO 28개국 가운데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비행금지구역 통제를 제외한 전투 임무 수행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서방의 이슬람권 군사 개입을 거부하는 터키의 태도는 민간인 보호를 위해 폭격을 계속해야 한다는 영국, 프랑스 등과 갈등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지원 역할로 물러나고 NATO에 더 많은 책임을 맡기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새로운 전쟁에 깊이 관여하기를 꺼리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NATO가 지상의 민간인 보호를 위해 더 광범위한 책임을 맡기 위한 작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더 이상 비행금지구역 운영에 전투기를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행금지구역 운영에는 3월25일 현재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아랍 국가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2개국이 참여했다. 현재 항공기 최대 350대가 비행금지구역 운영에 참여하고 있고, 절반 가까이가 미군 소속이며, UAE는 12대의 항공기를 투입했다.

지난 3월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남유럽 본부에서 이탈리아 리날도 베리 해군 중장이 “필요할 경우 리비아에 군사력 배치를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REUTERS/ TONY GENTILE

지난 3월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남유럽 본부에서 이탈리아 리날도 베리 해군 중장이 “필요할 경우 리비아에 군사력 배치를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REUTERS/ TONY GENTILE


민간인 희생자 증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다국적군이 3월19일 폭격을 시작한 이래 민간인 100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군은 민간인 사망자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최대한 정확한 타격을 하도록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고, 다국적군의 공격을 유엔이 정한 목표에만 한정할 것을 촉구했다. 리바오둥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3월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관련 당사국들에 리비아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다”며 “리비아에서 더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다국적군의 공격은 “필요한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대공방어망 파괴에 성과를 거둔 서방 연합군은 카다피 지상군을 본격적으로 타격할 계획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월24일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공격 중지 명령을 무시하고 인권침해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리비아 당국은 수차례 공격을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그 증거를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탈출 난민 33만여 명에 이르러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계속된 리비아 유혈사태로 튀니지와 이집트 등으로 탈출한 난민이 33만5600명 이상이라고 3월23일 밝혔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3월24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직후 “리비아의 미래와 카다피 정권을 포함한 정치적 선택은 리비아 국민의 문제이지 우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d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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