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를 둘러싼 협상이 2009년 12월30일 타결됐다. 영하 10도까지 수은주가 곤두박질하던 날이다. 사건이 터진 그해 벽두도 그리 추웠다. 아니, 살 수 없을 만치 뜨거웠다.
지난 1년이 그랬다. 망루에 불이 붙던 정초, 검찰이 “용산 참사, 경찰의 과잉 진압은 없었다”고 발표한 2월, 검찰이 수사 기록 3천여 쪽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던 5월, 문규현 신부가 단식 농성으로 쓰러져 사경에 발을 디뎠던 10월, 그리고 법원이 기소된 철거민 모두에게 유죄를 내린 또 10월…. 2009년의 어느 계절도 이들에게 따뜻하지 않았다.
‘공치사’만 화려하다. 국무총리가, 서울시가, 국회의원이 ‘적극적’이었다. 재개발조합은 ‘인도적’이다. 보상금·위로금·장례비를 모두 떠맡았다. 하지만 그들만의 ‘따뜻한 세계’는 쪼들린 몸 하나를 누일 아주 작은 방, 잡초처럼 키 낮은 꿈 하나 키울 또 작은 가게는 절대 포용하지 않는다.
죽은 자의 고향은 가진 자들의 낙원으로 바야흐로 바뀔 참이다. 숨진 이들은 1월9일 장례를 치른다. 그리고 사라질 것이다. 다들 극적 타결이라 하는데, 저들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이들이 원하는 36.5℃의 자그마한 세계는 오지 않은 탓이다.
사진 한겨레21,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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