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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배려 때문에 사실을 왜곡했다”

등록 2008-07-31 00:00 수정 2020-05-03 04:25

‘일본 고유 영토’ 표기 주장하는 ‘새역모’ 후지오카 노부카츠 회장 인터뷰

▣ 도쿄=글·사진 황자혜 전문위원 jahyeh@hanmail.net

“외교적 배려도 역사 왜곡이다.”

단호했다. 묘한 만족감과 자신감도 엿보였다. 자신들의 주장이 국가의 방침이 됐으니, 한껏 힘을 받을 만했다. 그래서다.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극우적 사관으로 무장한 후지오카 노부카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쓰쿠루카이) 회장(65)은 “다케시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일본의 교육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18일 도쿄 분쿄구 혼고 새역모 사무실에서 1시간 남짓 후지오카 회장을 만났다. 후지오카 회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문제가 명기됐는데.

=다케시마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일본의 고유 영토다. 이번엔 처음으로 법적 구속력도 없는 해설서에 실으면서, 문서화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였다. 기왕 문서화할 거라면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써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이 점을 ‘외교적 배려’라는 말로 철회한 것에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대대적으로 환영할 줄 알았는데, 유감이라니 뜻밖이다.

=뭐, 기쁘기보다는 당연한 거니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내용적으로 특별할 게 없다. 오히려 ‘외교적 배려’ 때문에 사실을 왜곡한 게 문제다.

그 ‘배려’에 대해 한국에선 말도 안 된다고 보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반응한다 해도 별수 없다. 그렇지만 하나만 묻자. 그렇게 말하는 한국은 일본에 대해 무슨 배려를 하고 있나?

왜 하필 두 나라 정상이 ‘한-일 새 시대’를 말하는 시점에서 이번 발표가 나왔다고 보나.

=전부터 교과서 검정에서 고유 영토로 기술하게 돼 있었다. 외무성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 교과서 검정에도 그렇게 됐다. 학습지도요령에 분명히 명기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므로 문부성이 이번에 하려고 했는데, 한국이 반발하니까 외교적으로 ‘고유 영토’란 표현을 넣는 것을 연기한 것이다.

한국에선 지지율이 낮은 후쿠다 총리가 ‘우파의 압력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언론 보도야 다 만들어지는 것이고, 빗나간 억측이라 본다. 지금까지의 방침을 확실히 하기 위해 문서화한 것일 뿐이다. 명백히 일본 영토라고 기술하지 않고 ‘양국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썼다. 영유권 문제가 정치·외교 문제에 좌우돼선 안 된다. 영토 문제 교육엔 근본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이번 발표에 대한 반발이 거센 이유가 뭐라고 보나.

=글쎄, 한국은 원래 그래왔지 않나. 영토 문제에서는 타협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신 나라에서도 타협할 생각이 없지 않은가? 우리도 타협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전쟁을 해야 하나?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재판에서는 이길 수 있다고 보나.

=당연하다.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근거가 뭔가.

=(웃음) 이 자리에서 애기하자면 시간이 걸리니까 그만두자.

1929년 일본 사회과부도에도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나오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자리, 다른 기회에 하자. 철저히 제대로 된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

왜 지금까지 국제법에 호소하지 않았나.

=주장이 다르다는 게 명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신네 나라에서 어떻게 국민에게 교육하고 있는지를 문제 삼아 괘씸하다고 난리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가? 마찬가지로 일본도 일본 입장이 있으니 다케시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일본의 교육 주권에 관한 문제다.

앞으로 역사·영토 문제에 대해 어떤 활동을 해나갈 생각인가.

=일본 젊은이들이 외국에 나가서 자기 나라의 역사를 자기 언어로 잘 이야기하지 못한다. 일본이란 나라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외국에 없는 고유의 제도나 특징, 예를 들면 천황·황실이 있다는 것, 그게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일본 문화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제대로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문부성도 같은 인식이다. 우리의 주장이 국가의 방침이 됐다. 영토 문제는 역사와 관련돼 있고, 지리·공민 과목과도 관련이 있다. 국가 주권의 가장 근본이 되는 문제다.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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