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연장 동의안 준비하는 국방부, 보고처마다 예산내역 제각각… 미 작전통제국지휘관 긴급자금(CERP) 2947만달러의 용처도 미스터리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국방부의 의도적 무시일까? 국방부는 지난 8월28일 발행된 의 ‘우리가 몰랐던 자이툰’ 표지 기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가 의 ‘자이툰’부대 관련 추가 취재에 대해 “좀 쉬었다 가지 또 ‘2탄’이냐”고 말한 것 외엔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제기한 자이툰부대의 사건·사고의 축소·은폐 의혹과 자이툰 병사 출신들과의 인터뷰 및 설문조사 등에서 드러난 파병의 문제점에 국방부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직까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재건지원 쓴 돈은 도대체 얼마인가
국방부는 대신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자이툰 파병 연장의 신호를 내보냈다. 는 8월30일치에서 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자이툰부대가 이날까지 890여 명이 감축됐다며 연말까지 추가 감축을 통해 2300명의 병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자이툰부대 파병 시한 연장동의안이 10월쯤 제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곧바로 민주노동당은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이툰부대가 군사활동은커녕 재건사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삽질만 하고 있다지 않은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자이툰부대는 즉시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열린우리당)실은 국방부가 예산 심의가 있는 11월쯤 파병연장 동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용희 국방부 홍보관리관 직무대행은 “파병연장 동의안 제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검토해서 적정한 시기에 결정될 것”이라며 “철군에 대해서는 현재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8월31일 국방부의 파병 재연장 검토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면서 중요한 대목을 지적한다. “지난해 국방부는 자이툰부대의 이른바 ‘재건지원 실적 통계’라는 것을 국회에 두 세 차례 보고했다가 시민단체 모니터팀으로부터 통계 조작과 허위·과장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국방부는 8월25일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이툰 사단 민사재건 예산 사용 현황’에서 2004년 민사재건 예산은 138억, 2005년엔 150억, 2006년엔 108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국방부가 국회 보고자료로 만든 ‘이라크 평화·재건 사단장 임무수행 결과 보고서’의 2004년 171억, 2005년 183억원과 수치가 다른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5년에 차이가 나는 부분에는 민사재건 예산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금액이 포함됐기 때문이고 임무수행 결과 보고서의 2004년치 171억원은 편성(집행이 아닌) 금액”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이툰은 2005년 7월10일 홈페이지에 “지난해(2004년) 차량, 통신, 장비, 경찰장비, 피복류 등 약 115억원 상당의 인도적 물자를 공급했다”고 밝히고 있어, 수치가 임종인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나 국회 보고자료의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황의돈 전 자이툰 사단장의 발언은 더욱 헷갈리게 만든다. 그는 지난해 5월 과의 인터뷰에서 “2004년 재건지원 예산은 120억원”이라고 밝혔다. 자이툰이 이라크의 재건지원을 위해 쓴 돈은 도대체 얼마일까?

재건지원 예산으로 자이툰이 2005년 확보했다는 미 작전통제국지휘관 긴급자금(CERP) 2947만달러(임무수행 결과 보고서 중)의 구체적 용처도 미스터리다. 국방부는 임무수행 결과 보고서상 재건지원 예산은 자이툰을 거쳐 집행되는 국제협력단의 예산의 일부를 포함시키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자이툰에서 집행하는 또 다른 돈인 CERP는 넣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CERP 자금을 왜 재건지원 예산에서 뺐는지 솔직히 그 부분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CERP 자금이 2006년에도 230억원이 나왔는데, 그 내역이 불투명하다. 우리 군으로 들어와 나간 것인 만큼 우리 군의 활동과 관련된 것이며 그 용처와 투명성은 우리 군과 정부의 몫”이라며 CERP 사용내역의 공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사재건’도 치안에 집중… 비효율적 운영
현재 공개된 자료만을 놓고 봤을 때도 자이툰의 재건지원 사업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재건 비용이 전체 예산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이 잘 말해준다. 예를 들어 2005년 전체 예산은 1609억원인 데 비해 민사재건 예산은 150억원이 집행됐다. 이 때문에 자이툰이 ‘주둔을 위한 주둔’을 한다는 비판이 있다. 병력을 철수시켜 부대 운영비를 재건복구 사업에 몰아주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용처도 문제다. 같은 해 전체 재건 예산의 50%에 이르는 73억원은 제르바니(쿠르드족 민병대) 여단 신축, 수사장비, 시설경비 장비 등 치안유지 지원에 들어갔다. 사회 및 경제 개발 지원은 그보다 적은 52억원이 쓰였다. 치안 유지에 돈을 안 쓸 순 없는 일이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도 불구하고 쿠르드 자치정부에 특별히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어줄 필요가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이태호 합동사무처장은 “이라크의 제일 큰 문제가 사병집단인데, 정규군이 아닌 쿠르드족의 사병을 지원하는 문제는 이라크 내 분파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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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은 ‘국군 평화·재건 지원 부대’다. 재건 지원비는 지난 4년여 동안 자이툰부대의 민사재건 예산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재난 복구지원비, 자이툰을 거치는 미 작전통제국지휘관 긴급자금(CERP) 등을 모두 더해 2천억원 안팎에 달한다. 뭉칫돈이 있는 곳이라 ‘파리’가 꼬일 수도 있지만, 안팎의 감독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수 없다. 군의 특성이라지만 거의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의회 등 밖에서 감독하기는 어렵다.
은 자이툰 부대원들과 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을 통해 민사재건과 관련된 여러 ‘잡음’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ㅇ업체가 에르빌 공항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건(약 200만달러)을 수주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현지에 진출한 한 업체의 사장은 “사업권을 따낸 업체는 국내 업체가 자이툰부대 밖 공사를 할 수 없도록 한 내부지침을 어겼고, 그 과정에서 당시 민사협조본부장의 비호가 있었다. 군 내부의 조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민사협조본부장은 현재 전역한 상태다. 은 해당 업체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업체의 사장은 “ㅌ업체 등 부대 밖 공사의 입찰권을 따내기 위해 자이툰부대 설립 초기에 리베이트(뇌물)를 주고받는 ‘로비’가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문제가 돼서 군에서 조심스럽게 조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언들을 종합하면 적어도 2~3개 이상의 업체가 2건 이상의 공사 비리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자이툰 출신의 ㅇ씨는 “부대 짓는 데 공사 입찰과 관련해 군 내부에서 누군가 리베이트를 받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일이 있어 장기간 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자이툰에 있었던 기무사의 고위 관계자는 “조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코소보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매춘사업에 연루됐던 것처럼, 구체적으로 검증이 안 되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늘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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