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S.E.S·신화 등 탈SM아이돌의 다양한 갈래…뚜렷한 음악적 성과 찾기 힘들어
▣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자의로든 타의로든 ‘SM표’로는 유통기간이 끝나버린 아이돌들, 한때 한류의 첨병으로 나섰던 이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안재욱·NRG와 함께 초기 한류열풍을 주도한 SM의 최대 히트상품 H.O.T는 다섯 멤버 중 장우혁·이재원·토니안이 결별 기자회견을 열면서 2001년 해체됐다. 셋은 따로 JTL이라는 댄스그룹을 조직해 2001년 말 1집을 냈고, 지금까지 평균 이상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올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03 MTV 아시아어워즈’에서 ‘한국 최고 인기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고, 9월 초엔 ‘상하이 F1 경기장 오픈 기념 행사’에 초대받았다. H.O.T 시절 쌓아올린 한류 열풍의 자산 일부를 계속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SM에 남은 강타도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을 마쳤고, 문희준은 ‘로커’로 활동 중이다.
2002년 12월 해체된 S.E.S는 앨범마다 최소 60만장씩 팔아치운 대표적인 여성 3인조 댄스그룹이었다. SM의 일본 진출 프로젝트의 실험표본이 되어 1999년 3월 일본용 정식 1집을 현지에서 발매하고 활동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의 마케팅 경험이 보아의 성공을 끌어낸 기저임은 자명하다. SM에서 나온 바다와 유진은 각자 1집을 냈지만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고, 올가을 다시 2집을 내고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 S.E.S가 얻은 성과들이 솔로 활동에 이어지기 쉽지 않기에, 이들이 한류에 합류하기까진 만만치 않은 산들이 남아 있다. SM에 남은 슈는 현재 연예활동이 없다.
최근 7집을 발매한 그룹 ‘신화’는 지난해 6월 소속사를 바꿨다. 여섯명이 일정 보수를 보장받으며 함께 활동하기 위해 SM의 일부 매니저들이 차린 굿엔터테인먼트와 새로 계약을 맺었다. 영화·드라마·솔로가수·MC·DJ·CF 모델 등 개별 활동을 통해, 그들이 ‘10대 소년’이 아닌 ‘20대 중반의 청년’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면서 아이돌의 시한부 수명을 연장했다. 최근 마이클 런스 투 록, 올포원 등과 함께하는 ‘유포리아 2004’ 콘서트에 초대되자, 이들의 첫 싱가포르 방문길엔 기획사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현지 분위기 탐색에 나섰다. 국내 최장수 댄스그룹은 다른 탈SM아이돌보다는 한류의 물결에 동참하기 쉬워 보인다.
‘수익은 다시 투자로 연결된다’는 기업 논리에 따라 위 그룹들이 번 돈은, 보아 등 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됐다.
그러는 사이 아이돌들도 나이를 먹었고, 어느 순간 철저히 10대 초반 이상 소녀들의 감성에만 소구하는 SM식 마케팅 운영틀에 맞지 않게 됐다. 또래들이 학교에서 웃고 있을 때, 연예계의 전쟁터에서 ‘욕망’을 배워버린 이들은 노래를 하고 싶은 건지, 귓가를 맴도는 팬들의 환호성을 잊지 못하는 건지, 여전히 무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최소한 작사라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지만, 아직까진 이들의 노래에서 특별한 음악적 성과를 찾기 힘들다. 이 아이돌들이 중구난방식의 한국 연예산업 구조 속에서 연예인으로서 자의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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