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지금은 남북경협시대 4회]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북한과 베트남은 제국주의의 식민통치와 분단, 민족간 전쟁 등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결정적인 차이점이 많다. 따라서 베트남 개방의 사례를 들어 북한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베트남의 개방정책은 1986년 도이모이를 기점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사실 1980년대 초부터 개방경제 체제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1975년 종전 이후 중국·캄보디아와의 전쟁, 홍수 등 자연재해, 소련식 계획경제의 실패로 인해 ‘신경제 체제’라는 이름으로 개방을 시도했다. 경제자유화 조치는 가시적인 성과를 일부 내기도 했지만, 사회 불평등과 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1983년 다시 사회주의적 통제체제로 들어갔던 시행착오의 경험이 있다.
베트남이 중국을 좇아 신속히 개방개혁을 추진한 반면, 북한은 남북·북-미간의 긴장으로 인해 과감한 개방을 시도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북한은 베트남의 외국인투자법(1987년 제정)과 비슷한 합영법(조선합작경영법)을 제정했지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등 해외동포의 투자를 제외하고는 서방국가의 투자를 끌어오는 데 실패했다.
베트남이 도이모이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1994년 미국의 대베트남 금수조치가 해제와 2001년 말 미국-베트남 무역협정 발효 이후 해외투자와 수출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미-베 협정 이후 40%에 달하던 관세율이 4%대로 떨어지면서 베트남의 섬유·신발 수출은 미국이 쿼터제를 적용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도 2002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 2004년 1/4분기만을 보면 5200만달러(22건)로 외국인 직접투자(FDI)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개성공단의 경우 남북 정부가 2천만평(공업지역 800만평, 생활·상업·관광구역 1200만평)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 등 북-미 관계의 개선 없이는 민족 내부의 잔치에 그칠 우려가 있다. 베트남이 정치·국제 관계 면에서 큰 변수가 없고 최근 미국과 베트남 사이에 직항로 개설에 합의했을 정도로 안정적 환경이 외국자본을 유인하는 반면, 북한의 경우 변수가 많다는 것이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대기업 주재원과 한국 진출업체 관계자들의 진단이었다.
이런 ‘불안한’ 진단은 전망으로도 이어졌다. 의류업체를 운영 중인 류재목 동나이성 투자기업협의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에서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데 시각차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수출 전진기지의 성격 보다는 남한에 필요한 내수조달 공단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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