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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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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배터리 화재, 군대서 매년 9건 발생했는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군내 사고 30% 배터리 보관 중 발생
등록 2024-07-09 16:49 수정 2024-07-09 17:02
2024년 6월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1차전지(배터리) 제조사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6월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1차전지(배터리) 제조사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군 납품용 리튬 1차전지(배터리) 제조사 ‘아리셀’ 화재 참사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군에서 리튬 배터리 화재 및 폭발 사고가 매년 9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에서 발생한 리튬 배터리 화재 및 폭발 사고의 30%가 아리셀처럼 배터리를 보관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7월8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군에서 201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발생한 리튬 1차전지 화재·폭발 사고 건수가 총 92건 (육군 84건·해병대 8건) 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평균 9.2건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사고 유형을 보면, ‘사용 중 파열’(64.1%)이 가장 많았고 ‘보관 중 파열’(30.4%)이 그 뒤를 이었다. 사용 중 파열 사고는 야전용 무전기 등 장비에 리튬 배터리를 부착해 사용하던 중 화재·폭발로 이어진 경우다. 보관 중 파열 사고는 리튬 배터리를 보관하던 중 제품 자체의 내부 파열로 화재·폭발이 일어난 경우다. 새 상품 보관 도중 발생한 사고가 그중 절반을 차지한다. ‘기타’로 분류된 경우도 장비를 이동하거나 점검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외부 충격에 의한 사고로는 보기 어렵다.

앞서 6월24일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아리셀 리튬 배터리 폭발 사고도 일터 안에 보관하던 일부 배터리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배터리는 강한 외부 충격이 아니더라도 부품 이상 등으로 분리막이 망가지면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되며 스스로 발화한다. 불량품을 조기에 다른 제품과 분리해야 큰불로 번지지 않는데, 아리셀은 배터리를 한데 쌓아두고 보관 중이었다. 위험물을 보관할 땐 별도 공간을 구획해 관리해야 함에도 그러한 조처 없이 위험물과 노동자를 한 공간에 방치했다.

관련 대책 이후에도 사고 줄지 않아

군은 반복되는 사고를 막고자 2020년 관련 대책도 내놨다. 보관 장소에 열 감지 센서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론 대체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그런데도 2021년 9건, 2022년 16건, 2023년 6건으로 대책 마련 이전(2019년 9건)에 견줘 사고가 크게 줄지 않았다. 리튬 배터리의 자체 발화 위험에 근본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용우 의원은 “정부가 10년간 군에서 28건이나 단순 보관 중 화재·폭발 사고를 확인했음에도 군용 리튬 1차전지를 제조해 대량적재하는 사업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이번 참사의 핵심 원인”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1·2차 리튬전지 사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리튬 배터리 ‘보관’ 중 발생하는 재해에 대응하도록 산업안전보건규칙 등을 개정한 뒤 리튬 배터리 산업을 공정안전보고서(PSM)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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