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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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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이 건강의 바탕

등록 2002-03-13 00:00 수정 2020-05-02 04:22

클릭, 건강만들기! ㅣ 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 소장

나는 건강에 절대적으로 좋거나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쁜 것과 좋은 것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몸이 건장하거나 스태미너가 넘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40여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건강 때문에 지장받은 것은 없다. 건강을 자신할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서 살고 그 때문에 건강한 것이다. 의지가 강해서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무리할 수 있는 한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아주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너무 건강을 과신한 나머지 무리를 하다 변을 당하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 보아 나는 간이나 장은 튼튼한 대신 호흡기가 약한 편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술과 담배를 잘 못 한다. 담배를 피우면 기침이 많이 나기 때문에 피울 수가 없다. 호흡기가 약한 것이 자연 금연으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술은 젊었을 때는 좀 마셨고 지금도 마시고는 있으나 정도를 넘지는 않는다. 일정량만 넘으면 몸이 괴롭기 때문에 자연히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이다. 술을 잘 못 마심으로써 정신건강상의 마이너스 요인은 있다. 우선 술 한잔 먹고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는 재주가 없다. 스트레스가 안 쌓이도록 무척 조심한다. 스트레스는 욕심과 사람관계에서 많이 온다 한다. 그래서 기대를 되도록 낮추고 사람관계는 가능한 한 간결화하거나 선을 넘지 않도록 경계한다. 또 세상에는 애를 써서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하여 포기를 빨리 한다.

그래도 세상을 살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땐 운동을 잘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운동을 잘 못하는 대신 여행과 독서는 즐긴다. 특히 독서를 통해 환상의 세계에서 노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것이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땐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대였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은 고사하고 세끼 밥 먹기도 모두 어려워들 했다. 그 대신 학교공부는 널널하고 과외 같은 것은 없었다. 학교만 갔다오면 가방을 팽개쳐놓고 산으로 들로 쏘다녔다. 그러니 늘 배고픈 상태였다. 밥맛이 꿀맛 같았다. 잠도 잘 잤다. 그땐 모두가 자연의 청정식품이었고 공기도 좋았다. 사탕이나 과자 같은 것도 몹시 귀했는데 덕분에 이빨이 아직 튼튼하다. 또 여름엔 덥고 겨울엔 몹시 추웠다. 그래도 시내버스가 아예 없어 늘 걸어다녔다. 어릴 때 습관 때문인지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잠도 잘 잔다. 추위나 더위도 덜 타는 편이다. 이렇듯 어릴 때 시골에서 부족하게 자랐지만 그것이 오히려 오늘날 건강의 바탕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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