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노동조합이 지난 6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문화재단 사무실 앞에서 조민제 사장 해임을 촉구하는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민일보> 사 쪽은 6월12일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 가운데 6명에게 기존 업무 영역과 다른 보복성 인사를 통보했다. 국민일보 노동조합 제공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친정부 인사로 꾸려진 경영진의 전횡으로 올해 초 시작된 MBC·KBS·YTN 방송 3사 노동조합의 동시 파업은 노조의 파업과 맞물려 언론 사상 유례없는 5대 언론사의 파업으로 번져갔다. 그러나 최근 KBS와 노동조합이 파업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해, 언론사 파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런데 겉으론 사 쪽과 대화로 해결점을 찾은 듯했던 이들 노조 조합원이 복귀 직후 파업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당해, ‘합의’라는 단어를 무색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복귀 닷새 만에 조합원 6명 대기발령
‘조용기 일가 퇴진’과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며 173일 동안 파업을 벌여온 노조는 6월12일 파업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조는 사 쪽과 “전·현직 노조 집행부에 대한 징계를 회사가 추진하지 않기로 하고, ‘공정보도를 위한 노사 공동 지면평가위원회’를 만들겠다”는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사 쪽은 노조의 복귀 닷새 만에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6명에게 대기발령 등 보복성 인사를 냈다. 편집국 종합편집부 조합원을 판매국으로, 사진부 기자를 국제부와 산업부 취재기자로 발령하는 등 기존 업무 영역과 전혀 다른 인사를 낸 것이다. 이들은 장기 파업 기간에 파업 기금 마련을 위해 한우를 판매하거나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합원들이다. 이에 항의해 노조는 6월19일부터 사흘 동안 연차휴가를 쓰는 집단 연가 투쟁을 진행했다.
6월8일 94일 동안의 파업을 끝낸 KBS 새노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노조와 사 쪽은 “상호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영방송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라디오 매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KBS는 파업 전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조합원을 애초의 자리로 복귀시키지 않아 새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사 쪽이 새노조와 합의한, 파업을 이끈 조합원 징계 최소화 및 소 취하 등의 약속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이행하느냐도 변수다.
YTN의 상황은 더 어둡다. 사 쪽이 사장 연임을 반대하는 불법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6월19일 김종욱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3명에게 정직 6개월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 쪽은 “노조 집행부가 불법 파업과 업무복귀 명령 거부를 주도했으며, 임원실 로비 및 복도에서 불법 점거농성을 통한 업무방해를 공모 및 주도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앞서 노조와 사 쪽은 6월15일 본격적인 임금 협상에 들어가 대화가 이뤄지는 듯했으나, 이번 징계로 100일 넘게 일정 기간을 두며 해오고 있는 노조의 ‘부분 파업’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YTN ‘부분 파업’ 지속될 듯
6월22일로 파업 100일째를 맞은 노동조합의 경우, 지난 6월5일부터 노사가 본격적인 대화를 벌여 6월21일 보도공정성 제고와 합리적 인사 등을 위한 제도개선 특위 운영, 편집권 독립의 제도적 보장 등의 내용을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사장 연임 철회는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조는 6월22일 이 합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총회에서 가결되면 조합원들은 6월25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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