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한겨레신문사 노동자들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 ‘공덕쓰’가 첫 ‘외출’을 감행했다. 지난해 10월 결성돼 12월19일 한겨레 노조 창립기념일 공연을 처음이자 끝으로 두문불출하던 공덕쓰였다. 그러던 이들이 10월30일 서울역에 마련된 무대에 섰다.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공덕쓰. 한겨레 김명진 기자
드럼 김동훈(한겨레 여론미디어팀), 기타 최원형(〃사회정책팀), 베이스 김선영(〃마케팅팀), 피아노 정정화(〃편집부) 그리고 보컬은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임지선이다. 2008년 들어 한 번도 연습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는 공덕쓰 멤버들은 사실 공연 하루 전날인 10월29일 아침에야 언론노조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 “YTN 투쟁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꼭 출연해달라”는 말에 멤버 중 누구 하나도 “싫다”고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공연 전날 밤 10시 서울 홍익대 앞의 한 연습실에 모였다. “할 수 있을까?” “일단 맞춰보자.” 첫 합주는 ‘엉망’이었다. 새벽 1시까지 연습이 이어졌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저녁 8시, 서울역에 모였다. 마감을 하다 말고 달려갔다. 약속한 대로 다들 검정색 옷을 입고 왔다. 공덕쓰 공연은 8시30분부터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공덕쓰 바로 앞 순서가 가수 이은미의 공연이었다. 부담감에 어질어질, 물만 마셨다.
공덕쓰가 연주할 줄 아는 곡은 총 3곡이었다. 주최 쪽은 시간이 없으니 2곡만 해달라고 했다. 다행이네, 무대로 올라갔다. 어라, 관객 수준이 높다. 촛불을 든 채 다들 방방 뛰더니 급기야 한 사람이 무대 위로 올라와 보컬을 껴안았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2곡이 끝나자 사회자들이 올라와 공덕쓰를 극찬했다. 결국 앙코르까지 3곡, 할 수 있는 ‘전부’를 보여주고 내려왔다.
그동안 YTN 사태를 지속적으로 보도해온 김동훈 기자는 무대에서 “YTN이 우리 언론을 대표해서 정권과 싸우고 있다”며 “항상 우리 언론 동지들이 뒤에 있으니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라. 이 싸움은 반드시 승리하리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낙하산 사장을 거부하고 언론의 미래를 생각하는 밤은 그렇게 엄숙하면서도 신나게 저물어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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