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북한을 사랑하는 동아시아인.” 안병민(48)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정보센터장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냐’고 기자가 묻자, 북한과 동아시아인이란 두 단어를 고집했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그를 북으로, 동아시아로 이어준 것은 철도와 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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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년 중 3분의 1을 ‘외지’에서 보낸다. 7월28일 다시 북한행이다. 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북한 전문가들을 소개할 때 흔히 등장하는 게 북한 방문 횟수다. 그도 그동안 30번 넘게 북한을 다녀왔다. 빠지는 숫자는 아니다. 이번엔 단천항에 보름 남짓 머무른다. “처음으로 남북 간에 뭘 주고 그만큼 받아오는 식의 새로운 경협 모델인데, 이게 성공해야….” 안 센터장의 임무는 단천항 주위에 있는 마그네사이트 및 아연 광산인 용량, 대흥, 검덕 광산 주변을 잇는 철도와 도로 상황을 조사하는 일이다. 그의 입에선 ‘평나선, 허찬선, 금골선…’ 등 북쪽 주민들에게도 낯설 만한 철도 노선과 지선의 이름, 광물 수송량 수치가 술술 나왔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87년부터 20년째 교통연구원에서 일해온 그는 철도, 도로망을 따라 살아왔다. 여전히 재밌단다. “기차가 없는 곳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처음 봤다. 아버지한테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아부지, 기차바퀴가 쇠네유.’ 초등학교 때의 그 호기심을 잃지 않고 동아시아와 북한의 운송망에 접근하면 할수록 새로운 게 계속된다.” 그가 본격적으로 동아시아의 운송망 연구와 조사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정확히 10년 전,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에서 아시아 횡단철도 프로젝트의 한국 쪽 전문가로 참여하면서다. 이때부터 그의 머릿속엔 북한을 지나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와 도로를 놓는 구상이 떠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별 관심도 없지만, 그는 지난해 경부선과 호남선 등이 국제 철도망의 한 노선으로 인정됐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우리 철로가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철로로 공인받은 겁니다.” 그에게 철도망과 도로망은 운송수단이나 경제학적 수단 이상이다. “유럽공동체(EC)도 라인강을 중심으로 한 철광 수송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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