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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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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이티엔] 베트남에서 왔습니다, 봉사하러요

등록 2008-09-05 00:00 수정 2020-05-03 04:25

▣ 이상규 인턴기자 postdoal@hotmail.com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응언꽈~.”(맛있다)
8월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7동 관악예절원에서 청년들이 김치를 담그다 말고 얼굴에 고춧가루를 묻혀가며 먹어본다. 복지관에 전달할 김치인데 저러다가 동나겠다. 이 흥겹게 울려퍼지고 까르르 웃음이 번진다. 김치 담그는 아주머니들 틈에서 베트남 청년들이 분주하게 손을 놀린다. 김치를 버무리며 서로 먹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즐거운 15명의 베트남 청년들은 봉사활동을 하러 전날 한국에 왔다. 아니, 일하러 온 것도 아니고 결혼하러 온 것도 아니고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고? 고개를 갸웃거릴 법도 하지만, 봉사활동 하러 온 것 맞다. SKT가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 ‘서니’(Sunny)가 수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남부베트남청년동맹’(South Youth Union)과 함께 메콩 삼각주 지역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하는 등 낙후지역 ‘재건사업’을 도왔는데, 그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방문한 것이다.

남부베트남청년센터(SYC)의 뚜이티엔(21·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사진 맨 왼쪽)은 “한국이든 베트남이든 어디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도움의 손길은 어디든 갈 수 있다.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돕기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서로 돕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니’의 장지현(동덕여대 국문과 3학년)씨도 지난 7월 베트남에서 그와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은 흔히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이렇게 교류하면서 서로의 차이점들을 이해하고 부족한 것들을 나누는 게 중요하죠.”

국적은 다르지만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심정은 모두 같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정성껏 담근 김치를 관악구 노인복지관과 상록보육원에 전달했고, 다음날에는 ‘인천 나눔의 집’을 방문해 낙후된 담과 시설물을 꾸미는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또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잔치에서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전통무용과 베트남 포크송 등을 불러주었고, 청소년수련관에서는 한지공예를 배우는 등 문화교류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이렇게 연대와 교류의 5박6일을 마치고 베트남 청년들은 웃으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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