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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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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영석·영만·영훈] “형님들, 회사 끝나고 봉사 한 판?”

등록 2008-06-05 00:00 수정 2020-05-03 04:25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있는 4형제가 있다. 1981년에 입사한 맏형 장영권(57·장비운영부)씨와 둘째 영석(55·1야드기술관리부)씨, 셋째 영만(48·보전1부)씨, 그리고 막내 영훈(46·대형엔진조립1부)씨다. 이들의 고향은 경기 안성이다. 4형제 모두 현대중공업에 나란히 취업해 한솥밥을 먹은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아홉 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영권씨는 가족과 함께 살다 홀로 낯선 울산으로 내려왔고, 2∼3년 뒤 동생들까지 데려와 뒷바라지하며 키웠다. 영권씨가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고교를 졸업한 둘째와 셋째, 넷째가 차례로 형들을 따라 현대중공업에 들어왔다.

네 형제는 2년 전, 의미 있는 삶을 찾아보자며 다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부부 동반으로 틈틈이 지역 내 장애인 재활시설인 ‘태연학교’와 ‘울산 참사랑의 집’을 찾아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세탁이나 청소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울산 노인나눔의 집’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한테 목욕을 시켜주고, 주말이면 근처 산에 올라 환경정화 활동도 벌인다.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 모이면 봉사활동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영권씨는 “형제간의 우애가 봉사활동에 나서는 큰 힘이 됐다”며 “울산에 와 온갖 고생을 하고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우애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막내 영록(36)씨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영록씨는 지금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였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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