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예술감독은 지난 8개월간 ‘우물’에 빠져 살았다. ‘성악이 우물에 빠진’ 셈이다.
바리톤 출신의 지휘자인 서 감독은 3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생명의 우물 희망콘서트’를 연다. 이번 콘서트는 캄보디아 등과 같은 저개발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의 ‘우물 파주기’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지난해 한 지상파 방송에서 마시고 씻을 물이 없어 죽음으로 내몰리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참상을 알리는 방송을 보고 난 뒤의 충격을 그는 아직 잊지 못한다.
서 감독은 “이후 백방으로 알아보니 우리 돈으로 500만원 정도면 아프리카 지역의, 200만원 정도면 아시아 지역의 마을에 우물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물 하나면 주민 500명 이상이 새 생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감독은 이후 국내 환경단체와 국제 자선단체들을 접촉하면서 함께할 방안을 찾았다. 음악에서는 대가이지만 자선활동에서는 ‘왕초보’인 그의 손을 선뜻 잡아주는 이들은 없었다. 고민하던 그가 내린 결론이 ‘음악으로 우물을 뚫자’였다.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설득하고, 주변의 성악가들에게 동참을 요청했다. 바리톤 고성현씨와 뮤지컬 배우 이태원씨 등 쟁쟁한 이들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번 콘서트는 대중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귀에 익은 오페라와 뮤지컬 하이라이트들로 짜였다. 콘서트 준비도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들의 협찬(이른바 ‘초대권’)으로 수익의 상당수가 마련되는 한국 정통 예술의 현실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국제 경제 환경 때문에 애초 협찬을 약속했던 기업들이 모두 난색을 표하며 돌아섰다. 일부에서는 ‘음악가가 웬 우물’이라는 반응도 보였단다.
하지만 서 감독을 아는 이들은 그 이유를 잘 안다. 부산 출신에 비엔나에서 성악과 지휘를 수학한 서 감독은, ‘뭐든 알아야 하고, 뭐든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최근까지 성악가인 부인 고진영씨와 함께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벨리니’를 경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종의 경영수업이었다. 지난해에는 SBS 라디오와 TBS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클래식 코너를 맡아 방송 진행자로 데뷔했다. 최근에는 올 하반기부터 한 공중파에서 전파를 탈 클래식 드라마에 ‘음악에 미친’ 열정적 지휘자 역할로 캐스팅됐다. 이젠 연기자도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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