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17~19세기 조선 곳곳의 절들을 돌면서 불상을 만들어준 조각승들이 있었어요. 수행과 장인의 예술 작업이 하나였으니 ‘승장’(僧匠)이라고도 했지요.”

인천국제공항의 문화재감정관인 최선일(40)씨는 무명으로 묻혔던 승려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집요하게 좇아온 미술사 연구자다. 그는 최근 필생의 과제로 삼아 수년간 준비해온 (도서출판 양사재)을 냈다. 1600년부터 조선왕조가 망한 1910년 사이 나라 안 사찰에 봉안할 불상 등을 중수·개금한 승려 장인들의 주요 창작 불상과 활동 내역을 처음 밝힌 사전이다. 그는 “사찰 불상의 발원문과 사적기 등 기초자료 300여 건을 바탕으로 7년여간 정리한 자료를 갈무리했다”고 했다. “조선후기 문화사에서 승려들의 존재는 소중합니다. 당대 선비 사회가 조각품 창작을 천시했으므로 당대 조각예술의 명맥은 대부분 그들의 손에서 이어진 셈입니다. 조각승들의 작품 경향과 선후배 유파의 계보 등을 밝히는 것은 불교미술사의 저변을 넓히는 작업입니다.”
그는 90년대 전남 강진 청자박물관에서 일할 때 부근 절들의 불상들을 답사하면서 조각승들의 행적에 몰두하게 됐다. 절의 불상마다 조각승 계보에 따라 불상들의 유파가 이어지거나 엇갈리는 양상이 무척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 첫발로 7년 전 17세기 후반 조각승 색난의 활동상과 불상 양식을 처음 알리는 논문을 썼다. 사전 간행은 “2001년 경기도 문화재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불상 문화재를 지정할 때 작가나 작품 배경 등에 대한 근거자료가 너무 없어 아예 사전을 만들자고 작심한 데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이후 주말과 평일 짬짬이 전국 사찰 300여 곳을 돌았다”고 한다. “불상 발원문, 불화의 그림 기록(화기), 사찰의 사적기, 비문 금석문 등을 일일이 수소문했지요. 깐깐한 절 스님에게 사정해 사진을 찍고 글로 옮겨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지요.”
17~18세기의 명장 수연과 진열 등 942명이나 되는 조각승들은 이런 고투 끝에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됐다. 그는 “일본에선 80년대에 이미 수백 년 전 활동한 승려 작가들의 자료 조사를 다 끝내고, 개별 조각승들에 대한 평전,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 불화장, 공예장, 목수 등 승장 활동에 대한 전체 조사를 끝내고 개별 작가론, 평전 연구로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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