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진 기자jin21@hani.co.kr

캐나다에서 온 데이비드 레드먼(38)은 거쳐온 직업만 5개다. 캐나다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했던 그는 1999년 한국에 와서 영어 선생님, 배우, 작가를 지나 지금은 영어 교재 전문 출판사 사장이 됐다. 지난해 출판사 ‘레드블랙 프로덕션’을 차렸고, 지난 7월 만화소설에 오디오 CD를 결합한 영어학습 교재 (이하 퀀텀)를 펴냈다. “만화책에 영화음악까지 결합한 세계 최초의 영어 교재예요.” 데이비드의 자랑이다.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그는 일요일 아침마다 방송하는 문화방송 에서 탐정·의사·교수 등을 연기했다. 그뿐인가, 차범근·차두리 부자와 함께 ‘00700’ CF에 출연해 코믹한 베토벤 연기를 하기도 했다. 어쩐지 얼굴이 낯익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초부터 TV에 발을 끊고 내놓은 것이 이다.
“딴 세상이던 배우의 맛을 봤지만, 한국에서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재미있는 영어책을 만드는 일이에요.” 데이비드가 영어책을 펴낸 이유다. 그는 지난해까지 6년간 한신대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EBS 영어 프로그램 〈Go Go Giggles〉의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간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죠.”
“책을 만드는 데만 3년 걸렸어요.” 5명의 만화가, 4명의 작가, 2명의 디자이너, 오디오 CD에 담을 음악을 담당하는 뮤지션까지 여러 사람의 작업을 조율해야 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영어 학습 교재지만, 이야기도 자신 있다”라고 말한다. 에 나오는 다섯 개의 이야기는 모두 그가 만들었다. 여기에 유명 만화가들의 그림을 결합했다. 의 김수용, 의 최종훈 등 한국 만화작가는 물론 미국 디즈니사의 애니메이터인 브래드 휴스, 일본에서 로 인기를 끌었던 캐나다 만화작가 마이클 야굴라나스 등 다섯 명의 만화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미국 코믹스 시장으로 치면 ‘그래픽 노블’인 셈이다. 만화 보면서, 오디오 들으면서 시각과 청각을 두루 만족시키는 영어 공부를 하다 보면, 귀가 뚫릴 거라는 게 데이비드의 말이다. 앞으로 18권의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영어 스트레스’로 고생 중인 사람들에게 이 위안이 돼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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