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글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지난 5월14~17일 평양의 3대 혁명전시관에서 제10차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가 열렸다. 100여 개의 전람회 부스는 대부분 중국 기업체의 차지였지만, 모두 12개 참가국에 오스트레일리아도 이름을 올렸다.

한글로 꾸며진 오스트레일리아 업체의 부스에서 우리말(조선어)로 제품을 설명하는 이는 ‘동서 인터내셔날사’ 이웅기(56) 사장이었다. 남쪽 말씨였다. 이 사장은 평양에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을까?
LG화학에서 근무했던 그는 11년 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을 떠났다. 이젠 오스트레일리아 시민권자다. 그곳과 중국 단둥에서 사업을 하던 그는 4~5년 전부터 북쪽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재일본 동포 단체인 조총련 등을 통해 북쪽 시장의 전망을 알아봤고, 2년 전 북에 직접 들어가 시장조사도 벌였다. “북쪽에서 뭘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됐다.”
매장엔 특수 플라스틱 축사 및 가정집 지붕재와 화장품·치약·고추장·겨자 등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가 전시됐다. 모두 그가 남쪽 업체를 통해 주문 생산한 제품들이다. 그는 “중국이 만들 수 있는 건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북쪽에서 이런 제품을 많이 기다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질 좋은 제품을 들고 온 그가 남쪽 출신인 게 걸림돌은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좋다. 30건 이상 상담을 받았다. 축산 양돈 모임과 수산업 양식장 등에서도 방문했다. 그에겐 북한(북조선) 시장이 희망이었다. 그는 “북한은 영어로 말하면 포텐셜(잠재력)이 크다”며 “한국에서는 북한이 가난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고만 생각하지만, 생필품에서 기술 혁신의 필요성과 여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제품 구매에서 합영·합작 등 다양한 제안이 들어왔다. 제품들은 정치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생필품들이다. “올해 북쪽이 중점을 둔 시책 중 하나가 인민들이 잘 먹고 잘 살 게 한다는 것입니다. 축산·양돈·양계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테고, 그러면 우리 제품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살짝 근심도 엿보였다. “그래도 갑자기 (남과 북 또는 북-미 간) 정치적인 이유로 중단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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