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전세계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불편한 의료체계는 가라’는 슬로건이 병원 안팎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몇 시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의사는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의료 소비자를 병원에서 헤매게 하기 일쑤다. 그야말로 환자(Patients)는 ‘인내심을 가지고 참아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더 이상의 인내를 강요하는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유승흠(62) 교수가 병원경영 교육 30년을 기념해 3월23일 ‘좋은 병원 2010’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마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빛바랜 구호처럼 들리는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는 말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친절한 병원이 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 소비자들은 어떤 병원이 좋은지 파악하기 어렵다. 병원에서 말하는 친절의 의미를 병원도 환자도 모르는 현실이다.”
요즘 유 교수의 학문적 화두는 ‘좋은 병원’에 모아지고 있다. 그가 병원경영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의대와 간호대, 보건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기 시작한 게 30년 전의 일이다. 당시 전임강사로 강단에 서며 진료를 하거나 연구하는 의사와 함께 의료정책을 기획하는 의료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가르침의 결실로 지난해에는 이라는 저서를 펴내고, 올해는 제자들과 함께 좋은 병원의 모델을 제안하는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모두 40여 명의 의료계 전문가들이 진료 의사와 진료지원·행정·시설·고객만족·의료질 등 6개 분과로 나누어 고객소리함에 들어온 자료를 심층 분석해 병원의 문제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좋은 병원의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설명이었다. 양적인 성장에만 치중하는 병원들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 셈이다.
이제는 의료 소비자들이 치료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상태를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신 의료진의 지시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환자는 줄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환자와의 소통을 게을리하는 병원의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의사는 충분히 설명을 한다고 하지만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할 뿐이다. 환자가 기대하는 친절에 이르지 못하는 탓이다. 좋은 병원 모델을 통해 병원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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