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연극배우 주인영(28)씨만큼 뿌듯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신인급 배우로서 내로라하는 연극상을 휩쓸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제11회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 수상자로 연말에 시상대에 올랐고, 제43회 동아연극상 신인 연기상 수상자로 결정돼 오는 1월29일 상을 받을 예정이다. 한 해 동안 연극 무대에서 젊은 예술혼을 사른 데 대한 뿌듯한 대가임이 틀림없다.
“과분한 평가에 감사할 뿐이죠. 더욱 성숙한 연기로 보답하는 수밖에요”라는 그의 소감에서도 옹골진 배우로서의 다짐을 느낄 수 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당찬 열정은 그가 대학로 무대에 얼굴을 처음으로 내민 오태석의 에서부터 표출됐다. 연극연출가 박근형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골목길’에 속하기 전 등의 무대에서도 다부진 면모를 풀어놨다.
대학로의 배우 사관학교로 불리는 ‘박근형 사단’에서 그는 으로 주목받는 신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에서 경숙이로 분해 아버지의 부재 상황을 실감나는 내면 연기로 보여줬다. 대부분 굴곡진 일상을 사는 인물을 맡아 역할 밖으로 한 치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배역에 깊이 몰입했기에 “신인상이 아니라 연기상을 줘도 좋을 만큼 뛰어난 배우”라는 평을 들을 수 있었으리라.
그에겐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무대에서의 여세가 스크린으로 옮겨갈 것이란 주위의 기대도 있다. 극단 골목길 출신의 의 박해일이, 의 고수희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그는 애써 기회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설령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더라도 그것은 외출 이상의 의미가 아니리라. 히서연극상 시상식에서 연극평론가 구히서씨가 “연극계에서 오래 활동하는 여배우가 드문데, 당찬 모습으로 오래 활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이유를 알고 있기에.
“언제나 한결같은 배우로 무대를 지키려고 합니다. 잇단 수상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무대를 향한 제 길을 걷고 싶어요.” 그는 연초에도 변함없이 연습실을 찾는다. 조재현이 아버지로 분한 가 오는 25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앵콜 공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는 기대되는 연극인으로서 3월 말에는 ‘모스크바 골든마스크 페스티벌’ 짧은 연수를 떠난다. 무대를 꽉 차게 하는 작은 배우, 그의 미래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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