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겨울 기자 winter@ceobank.co.kr
박재성(29·프로마술사 겸 치과의사)씨는 1월6일 한국방송 의 첫 녹화를 했다. 코믹 마술쇼였다. 꿈에도 바라던 첫 방송이었지만, 그는 떨고 있었다. “재미없으면 ‘통편집’이 될 수 있거든요.” 몇 년 전 인기 마술사 이은결씨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 바람잡이로 나선 그를 눈여겨봤던 담당 PD가 이번 출연을 제안했다. 그의 애초 꿈은 코미디언이었다. “어려서부터 누군가 나를 보고 웃어주면 그저 좋았어요.” 그의 꿈이 마술을 통해 실현된 셈이다.
그는 사실 “대전에서 내로라하는 수재”였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한테 연예인이 제 운명이라고 말했다가 쫓겨날 뻔했죠. 사실 제가 공부를 좀 잘하긴 했죠. 좀 거만한 인터뷰인가요? 하하하.” 박씨는 부모님의 뜻대로 지난 97년 경희대 치대에 입학했지만 꿈을 접을 순 없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 모르게 코미디언 콘테스트에 여러 번 나섰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국 이 길이 아닌가 싶어 학업에만 열중하기로 했는데 우연히 마술 카페에 가게 됐고 그곳에서 마술을 처음 접했다. “마술사가 쉬고 있을 때 다가가서 물었죠. ‘마술하기 힘들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저한테 ‘할 만해요’라고 했어요. 그 한마디에 마술의 세계에 접어들었죠.” 당시 그 마술사는 현재 프로마술사로 널리 알려진 최현우(29)씨다. 지금은 동갑내기 친구가 됐다.
마술에 재미를 느끼면서 그는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학과 공부를 하고, 저녁엔 마술 연습에 힘썼다. 기회가 왔다. 마술사 오디션에서 60:1의 경쟁률을 뚫고 프로마술사로 입성한 것이다. 당시 회사에서 받는 돈은 한 달에 30만원. 치과의사 수입의 10%도 안 되는 액수였다. 그마저도 새벽까지 연습하고 집에 들어가며 택시비로 다 썼다. “공부는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그는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마도 사은회에서 교수님들께 마술을 보여줘서 그런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치과의사와 마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아뇨. 마술을 보면서 사람들은 즐거워하잖아요. 그때 자신 있게 웃으려면 고른 치아는 필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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