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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섭] 바다와 영화, 여기가 파라다이스?

등록 2006-12-22 00:00 수정 2020-05-03 04:24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요즘 원·달러 환율과 함께 원·엔 환율도 9년 만에 최저치(100엔당 780원대)로 연일 떨어지면서 부산에 자리잡은 면세점에 한국인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관광을 떠나는 한국인들이다.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에 따르면, 평소의 고객 비중이 한국인 60%, 외국인(주로 일본인) 40%대였는데 원·엔 환율이 떨어지자 일본으로 관광 가는 내국인이 늘면서 한국인 70%, 외국인 30%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난 9월 리뉴얼 확장 오픈한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부산에서 새로운 쇼핑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운대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3층 고객 휴게실이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마케팅 전략상 백화점 매장에는 바깥이 내다보이는 창문을 만들지 않고 시계도 걸어두지 않는 게 원칙이란 점을 감안하면 바다가 보이는 휴게실은 파격적이다. 파라다이스면세점 유영섭(58) 사장은 “그랜드 오픈한 매장의 콘셉트를 처음부터 ‘바다와 영화’로 잡았다. 자연 채광을 살려 커다란 창을 통해 해운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3층 고객 휴게 공간은 부산을 상징하는 바다와 영화라는 테마에 맞게 꾸민 것”이라고 말했다. 3층 휴게실에서는 일본인 여성 관광객들이 사진에 추억을 담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매장에 들어서면 파도 느낌을 살린 기둥들이 세워져 있고,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영업 매장(2200평)을 하나로 통하는 ‘ㅁ’자 개방형 아트리움이 눈길을 끈다. 유 사장은 “바다가 보이는 휴게실 풍광 구상은 부산영화제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쇼핑만 하는 기존 면세점 스타일에서 탈피해 꼭 해외여행 전에 들르는 사람뿐 아니라 누구라도 면세점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부산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떠오른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후원사이고, 부산파라다이스호텔은 이 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매년 본부 숙소로 이용되고 있다.

파라다이스면세점 매장에 가면 주말마다 피아노 3중주 공연을 볼 수도 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지난 2001년 ‘세계 관광의 날’에 외화획득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올해 파라다이스면세점이 거둔 관광 수입은 1억1천만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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