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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사야지 산다, 우리 만화!

등록 2006-09-08 00:00 수정 2020-05-02 04:24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1980년대 후반 서울 대학로에서 1세대 비보이들의 몸동작을 어깨너머로 익힌 만화가 김수용(35)씨에게 만화 (24권 완결)은 경험에서 나온 결실만은 아니었다. 한 장면의 모티브를 얻으려고 일본과 대만을 수차례나 넘나들었다. 그런 노력의 산물이 아류작 나 등에 복제된 듯 보였을 땐 코웃음만 나왔다. “아무리 다른 만화작가들이 비슷한 작품을 만들어도 의 의미를 훼손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작가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들이 온라인에서 벌어지더라고요.”
그는 인터넷 ‘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작품이 버젓이 올라 있을 때 할 말을 잃었다. ‘다운로드’를 클릭하고 담배를 물은 뒤 모니터를 봤더니 금세 한 권이 내려져 있었다.

누군가 을 한 쪽씩 스캔받아 전권을 올린 것이었다. 만일 스캔 상태가 좋기라도 했다면 작가적 자존심이 그렇게 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뒤 출판사에 대책을 촉구했지만 뾰족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해당 사이트에 법적 조처를 취하는 등 ‘저작권 수호 투사’의 길에 들어섰다.

한때 만화책 끄트머리에 ‘여러분이 만화책 1권을 사주시면 화실 식구들이 고기 반찬을 먹을 수 있어요’라며 웃음으로 부탁하던 그였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강국의 힘이 작가의 창작 의욕을 꺾는 데 발휘되고 있었다. “ 15권은 출판물이 나오기도 전에 인터넷에 떠돌았어요. ‘만화는 대본소에서 빌려보거나 인터넷에서 공짜로 본다’는 독자들의 선입견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만화가 생존할 수 없어요. 작가들이 가정에서 소장할 만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독자들이 도와줘야 해요.”

그가 독자를 만날 기회는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1월 세계 최대의 만화 페스티벌인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이희재·이현세 화백 등과 갔을 때 뭔가를 시도하기로 했다. “우리도 만화 장터를 마련해보자”는 것. 그 결실이 9월8~10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6 산다(Buy & Live)! 우리 만화’다. 만화를 ‘사야’ 만화와 작가가 ‘산다’는 화두다. 그는 온라인 사이트 ‘코믹타운’에 의 시즌2로 몸의 관절을 이용한 ‘팝핀댄스’를 내세은 를 연재할 예정이다. “독자가 사서 후회하지 않을 작품을 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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