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2006년 6월9일 오늘에도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역시 예민한 문제다. 불과 한 달 전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발언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형을 받았던 것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친북좌파와 수구꼴통이란 적의에 찬 표현은 남한 내 북한에 대한 시선의 날선 대립을 잘 보여준다.
강 교수 판결이 난 다음날 북한 관련 책 한 권이 나왔다. <mr.>. 문화방송에서 17년째 를 진행하면서 북한전문기자로 활동하는 김현경(42) 기자가 내놓은 통일 안내서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일러 ‘Mr’라고 호칭한 것과 ‘차 한 잔’이란 소통의 형식을 빌린 제목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란 조금은 딱딱한 틀의 프로그램을 통한 북한 보여주기와 달리 그의 전문성과 에세이의 결합은 통일 이야기를 한결 부드럽게 보여준다. 그는 책의 여는 글에서 “태산같이 무거운 우리의 전쟁과 평화, 분단과 화해의 이야기를 내 일상의 이야기처럼 가볍게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가볍게 얘기하고 싶다지만 그가 양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얘기”라는 점이다. 동두천 물난리, 오징어떼, 꽃게, 주식시장, 비무장지대 산불 등 남쪽과 북쪽이 남이 아니라 운명 공동체라는 메시지를 일상 곳곳에서 찾아 전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각은 남과 북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다. 갈라진 남북의 모순도 예리하게 집어낸다.
그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혹 그의 이름이 낯설다 하더라도 그의 얼굴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비인기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20여 년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의 얼굴은 이제 프로그램의 상징이 됐다. 그는 국내에서 손에 꼽을 만한 ‘북한통’ 기자다. 북한전문기자로서 그의 꿈은 Mr. 김정일과 차 한 잔 마시며 수다 떠는 게 아니라 단독 인터뷰다.
그는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는 물음에, “아는 게 시작”이라고 말한다. 자, 그럼 이제 그의 통일 안내서를 들고 편안하게 한번 북한과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까요?</m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 정권 퇴진 집회’ 경찰·시민 충돌…“연행자 석방하라” [영상]
숭례문 일대 메운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포토]
“자존심 무너져, 나라 망해가”…야당 ‘김건희 특검’ 집회도 [영상]
이시영, 아들 업고 해발 4천미터 히말라야 등반
“잘못 딱 집으시면 사과 드린다”…윤, 운명은 어디로 [논썰]
“비혼·비연애·비섹스·비출산”…한국 ‘4비 운동’ 배우는 반트럼프 여성들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는다”…세종대로 메운 시민들
불과 반세기 만에…장대한 북극 빙하 사라지고 맨땅 드러났다
지구 어디에나 있지만 발견 어려워…신종 4종 한국서 확인
명태균 변호인, 반말로 “조용히 해”…학생들 항의에 거친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