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어영 한겨레 탐사보도팀 기자
“저는 빼고 만 9년 동안 할 일 열심히 하고 완간되는 <이프>를 부각해주세요.” 최근 완간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마지막 편집장 제미란(43)씨. 폐간이 아니라 ‘완간’이라는 표현에서, 폐경이 아닌 ‘완경’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제씨는 창간 이후 <이프>(www.iftopia.com)의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이번 호에선 특별히 편집장으로 선임됐다.
“이프는 내 인생이었다. 내 인생의 ‘여름이자 꽃’이었다. ‘꽃의 눈물’이었다”는 말은 그가 <이프>에 보낸 헌사 중 극히 일부다. 그 각별함 때문이었을까. 완간호 편집장 자리라는 부담에 대해 묻자 “지금까지 고생한 동료들이 ‘너도 한번 물먹어봐라’ 한 것 같다. 전임 편집장들이 섹션을 나눠 맡고 나는 관계를 조율하는 정도였다. 그저 보은의 차원이다”라고 답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이프>는 ‘보통의 삶’이 주는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놀이터였다. 주부들의 울화 섞인 수다가 사회적 욕망이 되고 정치적 언어가 될 수 있는 곳, 거기서 나는 내 존재를 보았다. <이프>의 완간은 나의 지난 10년에 대한 해원굿이기도 하다.”
창간 이후 10년 동안 제씨가 항상 <이프>와 함께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2002년부터 지난해 가을까지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현재는 <이프> 일 이외에도 미술 치유에 관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 시절 대인공포로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 우연한 기회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그는 “미술이 가진 치유력을 이야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 대한 포부에는 아들 둘에 대한 바람도 있다. “집안에서 몸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
제씨는 <이프>가 완간되자마자 다시 복간을 꿈꾼다. 그래서일까. “완간호는 꼭 꼼꼼히 봐줬으면 한다”고 말한다. 완간호에 담긴 글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육필(肉筆)”이란다. 잡지로는 완간이나 “웃자! 놀자! 뒤집자!”의 정신은 여전하다. 그래서 제씨와 <이프> 식구들은 계속 떠들썩하다. “6월2일, 홍대로 오시라. 안티페스티벌 ‘성, 벽을 넘어서’를 통해 남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 넘어보려 한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공식 회의도 없이…선관위 ‘투표지 줄이기’ 사무총장 임의로 결정

이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겸허히 받아들여”…9.4%p 하락

“구치소 그 방, 최초 공개!”…윤석열 특혜 의혹에 2평 독방 영상

전국 곳곳 저녁까지 빗방울…돌풍·천둥·번개 동반 최대 30㎜

삼전·닉스 ‘빚투’ 8조4460억…하락장 3일간 강제청산만 4751억

김 총리 “투표지 부족, ‘참정권 침해’로 공식표현…선관위, 해체 수준 개혁”
![[단독] 법원, 동성혼 관계에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인정…파탄 책임 물어 [단독] 법원, 동성혼 관계에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인정…파탄 책임 물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610/53_17810602380557_20260610501525.jpg)
[단독] 법원, 동성혼 관계에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인정…파탄 책임 물어

“투표지 1900매 적힌 상자 사라져”…법원, 증거보전 불발

정부, 기초연금 개편 논의 본격화…“가난한 노인에게 더 준다” 공감대

‘껌 밟아도 안 멈춰요’…티코 만든 대우차 직원, 25살 청년에게 차키 넘겼다

![[단독] “스타벅스님, 제발 와주세요”… 임대료까지 깎아준 도로공사 [단독] “스타벅스님, 제발 와주세요”… 임대료까지 깎아준 도로공사](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530/53_17800819829355_2026052850375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