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그룹 파란의 〈첫사랑〉과 동방신기의 〈HUG〉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빨간-첫사랑’ ‘화방신기-HUG’ 뮤직비디오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화순고등학교의 비밀 프로젝트 ‘썩은내’. 지난해 12월 국어생활 학기말 수행평가 숙제로 ‘영상물 만들기’가 나와 디지털 카메라 한 대로 ‘빨간’ 편을 뚝딱 만들었다. 특별히 의기투합했다기보다는 “숙제 안 한 연극부 애들이 모여” 부랴부랴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를 본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포복절도하자 신이 나 후속으로 ‘화방신기’(화순고의 동방신기라는 뜻) 편을 만들어, 내친김에 인터넷에도 올렸다. 원래 뮤직비디오에는 온갖 근사한 장소와 소품이 등장하지만, 우리의 화순고 멤버들은 교실과 복도와 교정을 배경으로, 늘씬한 스포츠카 대신 선생님의 낡은 승용차를, 살아 있는 고양이 대신 고양이 인형을, 흰 병우유를 구하지 못해 빨간 소화기를 써서 찍었다. 바람결에 날리는 여학생의 머리카락은 멤버들이 ‘죽도록’ 부채질해서 연출했다. 배경 음악은 원곡 그대로 입모양으로 흉내만 냈다. 대신 동작과 춤과 표정은 똑같다.
남성 멤버 5명에 여성 배우 1명(김은정), 코디 및 매니저 2명(김지현·김옥희), 연출·감독·촬영·편집 1명(윤승현)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썩은내는 올해 고3에 올라가는 끼 많은 열여덟 살 학생들이다.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유명세를 타며 방송 출연이 쇄도하지만, “음, 너무 설치지는 마라”는 선생님의 완곡한 뜻을 받들어 ‘출연 매체’를 가리며 겨울 보충수업에 열심이다. 동방신기 팬들이 언짢을까봐 각별히 “(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분들 기분 상하셨으면 죄송하고요. 저희 팬클럽 ‘가시오가피’ 분들도 좋은 모습 지켜봐주세요”라고 ‘양해 말씀’을 올렸다. 패러디 4자 이름도 걸작이다. 지역의 특성을 당당하게 살려 호미경인, 지게양호, 포대용원, 삽질한진, 농약성주로 부른다. 감독 및 홍보담당 윤승현군은 “그룹 리더는 천경인인데 지금 보충수업 땡땡이 쳤는지 보이지 않아 대신 전한다”면서 “공식 활동 기간인 2월1일까지 세 편 정도 더 찍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문성주·김양호·조용원·천경인·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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