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이곳 3층엔 이름도 낯선 ‘파산학교’가 있다. 여느 학교처럼 선생님도 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노성진(43) 변호사다. 그는 늦깎이 변호사다. 지난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곧바로 개업한 그는 민주노총 산하 부산지역 일반노조 소속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사건을 많이 맡아왔다. 연수원에 있으면서는 노동법학회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노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민주노총의 금속연맹 법률원 박훈 변호사와 박효석 조합원과 함께 파산학교를 세웠다. 박훈 변호사와는 연수원 시절 노동법학회에 강연을 요청하면서 알게 된 사이다. 두 사람은 돌아가면서 강단에 선다. 파산학교의 수업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다. 수업 내용은 주로 파산에 대한 법률적 설명들이다. 학생은 20명 남짓이다. 그는 “파산 신청 전 단계에 있는 어려운 분들이 대부분이며, 법률적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분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수업 참가자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얻기 힘든 40~50대 이상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요즘엔 자기 재산을 다 없애야 하는 파산 신청보다 개인회생이 5~6배 더 선호되는 편이라고 한다. 그는 파산을 신청했더라도 개별적인 추심을 막을 수 없는 어려움이 파산제도의 한계라고 지적한다.
지난 1년 동안 파산학교를 거쳐간 학생들은 4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 정도가 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고 한다. 파산학교에서는 법률적으로 까다롭고 복잡한 파산 신청을 대리도 해준다. 하지만 파산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않으면 대리해주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는 그렇게 하는 이유를 “파산을 앞두고서 마음의 준비뿐만 아니라 워낙 복잡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않으면 파산 절차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산학교엔 수업료가 따로 없다. 상담도 무료로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다만, 파산 신청을 할 경우 대행수수료를 내야 한다. 노 변호사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하긴 하지만, 모든 것을 무료로 해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게 아쉽다. 이런 것들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해야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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