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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철] 사람을 읽는 ‘100권 독서클럽’

등록 2005-10-20 00:00 수정 2020-05-03 04:24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회원 중 10여명은 책읽기에 관한 한 거의 종교집단 비슷하게 됐어요. 한주라도 책을 안 읽으면 허전하다고 느끼죠. 이진경씨의 <노마디즘>은 상당히 두꺼운 두권짜리인데 60여명이 2주 만에 다 읽고 나서 다들 머리에 쥐났다고 하더군요.” ‘100권 독서클럽’(www.100booksclub.com)이 출범한 건 2002년 6월. 창립 멤버인 강신철(49·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이 독서량이 부족한 탓인지 문제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을 기업인들로부터 많이 들었는데, 폭넓은 독서를 장려하려고 모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클럽의 온·오프라인 회원은 현재 1800여명이다. 처음엔 대학생을 대상으로 했지만 현재 학생은 총회원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대전 대덕밸리 연구원, 교수, 회사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룬다. “2주에 한권씩 4년에 100권은 읽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해 100권 독서클럽이라고 이름 붙였다. 회원들은 클럽에서 선정한 책을 1~2주 동안 한권씩 읽은 뒤 홈페이지 ‘개인독서방’에 독후감을 올리고 의견을 교환한다. 지금까지 <요가와 뇌> <양자역학의 모험> <7인의 베스트 CEO> <서희, 협상을 말하다> 등 과학·예술·역사·철학·신학을 아우르는 80종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했다.

책 선정은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인·교수·분야별 전문가를 찾아가 도서를 추천받는데 먼저 책을 선정해줄 ‘사람’을 찾고, 이 사람한테서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소개받는 식이다. 오프라인 모임은 한달에 두번 대덕밸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다. 오프라인 모임 때는 책 추천자나 관련 분야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해 책 내용과 인생사를 듣고 토론도 벌인다. 그래서 회원들은 흔히 책뿐만 아니라 ‘사람을 읽는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내려와 오프라인 모임에 참가하는 회원도 여럿이다. “중간중간에 몇번 어렵고 무거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중에 책읽기 내공이 쌓인 것인지 웬만한 단행본은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내년 말이면 100권을 다 읽은 회원이 나올 예정인데, 100권을 넘기면 ‘1000권 독서클럽’으로 키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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