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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수] 사진의 혁명을 기대하라

등록 2005-10-14 00:00 수정 2020-05-03 04:24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그는 한장의 사진 때문에 카메라를 들었다. ‘6월 항쟁’의 상징으로 오롯이 남은 이한열 열사의 흑백 사진. 지난 10월3일 돛을 올린 인터넷 매체 <코리아포커스>(www.coreafocus.com)에서 사진영상부장을 맡은 조성수(37)씨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1994년 한국지사에서 프리랜서로 사진기자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 ‘이카르’ 사진학교에서 유학을 하다 사진 에이전시인 ‘코르비스’에 소속돼 다시 현장에 나선다. 인도네시아에서 3년여 동안 머물며 메가와티 지지자들의 차량폭탄 테러를 필름에 담아 ‘2000년 세계보도사진전 현장뉴스’ 부문에서 1등에 올랐다. 그리고 <타임>에 실린 이라크 반군 사진으로 ‘2005년 최고의 사진’에 뽑혔다. 사진기자로서 탐낼 만한 상도 많이 탔지만 그는 자랑하지 않는다. “상을 타기 위해 찍었던 것도 아니고, 내가 출품하려 한 것도 아니다.”
조씨는 사진 에이전시인 ‘감마’(2000~2002), ‘폴라리스’(2000~2005)에 소속돼 <타임> <뉴스위크> <리베라시옹> <뉴요커> 등의 매체에 사진을 공급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이란 등 분쟁 지역들이 그의 주 활동무대였다. 이라크에선 국내 언론이 모두 철수했을 때 외국 언론사 소속으로 남아 1년6개월 동안이나 머물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 세계의 이름난 매체에서 인정을 받으며 많은 돈까지 받던 그가 왜 한국의 조그만 인터넷 매체에 둥지를 튼 것일까? “늘 혼자였다. 같이하기 위해서다.”
진보 성향의 <코리아포커스>는 편집 방향에 “사진 뉴스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팩트의 종속물’로 취급돼온 사진에 제 역할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조씨는 1년쯤 지나면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함께 일하는 7명의 팀원 이외에 국내 내로라하는 프리랜서 사진기자 12명의 작품을 받아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또 <로이터통신>과 세계 최고 사진 에이전시인 ‘매그넘’과도 계약을 일궈냈다.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겠다고 한 <코리아포커스>, 그 안에서 조씨가 사진 뉴스를 어떻게 혁신해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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