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황자혜 전문위원 jahye@hanmail.net
올해로 교사생활이 22년 된 후지와라 사토시(45) 선생님. 우리나라로 치면 대안학교라 할 수 있는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자유의숲학원’ 중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이며, 사이타마 사립학교 교직원노동조합연맹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특별활동반인 ‘한국강좌’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독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 대해 함께 토론한다.
“일본의 식민 지배의 역사에 대해 가르치는 나부터 실제 한국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1995년 같은 사회과 교사 8명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실제로 많이 떨렸습니다. 그때까지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독재국가의 이미지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으니까요.”그랬던 그가 이제는 학생들을 대거 이끌고 한국에 오는 일을 저지를 정도가 되었다. 1998년부터 추진한 자유의숲학원과 하남고등학교 학생들과의 ‘일-한 고교생 교류’가 여름방학 때 제8회째를 맞아 한국에서 열렸다. 주제는 ‘전후 60년, 일본과 한국의 과제’ 아래 토론거리는 ‘역사교과서’와 ‘독도’ 문제였다.
독도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은 그가 일본에서 겪은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독도 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때 일본의 주요 매체는 한국 극우의 반일 집회 등만을 소개했다. 그는 직접 내한해 한국의 고등학생들과 만났다. 학생들은 독도 문제를 내 땅이니 네 땅이니 하는 영토분쟁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토론했다. 이번 교류에는 자신이 담당한 ‘한국강좌’의 졸업생이면서 한국 유학 중인 제자 2명이 통역으로 참가해, 후배들의 교류를 도우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다.
“처음엔 상대국의 말을 모르는 학생들이 어떻게 교류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근데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 특히 선생님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거다 싶더라고요.” 8년간 한-일 고교생 교류가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학교라는 공통 상황과 교육 현실 속에서 “네 고민을 나는 알지”였단다.
후지와라 씨는 지금 “일-한 고교생 교류 10주년 기념인사는 직접 한국어로 해내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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