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미국에서 격주로 발행되는 경제잡지 <포천>의 가격은? 5.3달러다. 물론 현지에서 샀을 때의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포천>을 받아 본다면? 기존의 국내 서점 등을 통해서 1년치 정기구독을 신청했을 때 35만~36만원은 줘야 한다. 한 부당 1만5천원 안팎으로 현지 가격과 거의 세배 차이가 난다.
해외 잡지 가격의 거품을 빼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엔씨바이오텍(주)의 대표이사 정경연(48)씨다. 화장품 수입상을 하는 정씨가 낯선 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3년 미국으로 출장을 간 것이 계기가 됐다. 현지에서 몇 천원 하는 <타임>이 국내에 들어오면 두배, 세배로 값이 뛰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에서는 대부분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아판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이같은 해외 정기간행물의 국내 시장 규모는 무려 3천억원대에 달한다.
정씨는 지난 8월 해외잡지 구독을 대행하는 인터넷 쇼핑몰(아이러브매거진·www.ilovemagazine.co.kr)을 열었다. 개인이 온라인 등을 통해 해외 잡지사와 직접 구독 계약을 맺기 어려운 현실에서 가격파괴를 무기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아이러브매거진에서는 <포천>의 1년 정기구독료가 다른 곳보다 20% 이상 싼 27만7천원이다. 외국 정기간행물의 가격 해방을 약속한 그는 내년 8월15일까지 다소 ‘선정적’이기까지 한 가격 거품 50% 제거를 자신했다.
정씨는 “수입상, 도매상, 소매상, 영업사원, 재고 등으로 이어진 여러 단계를 거친 원가 구조를 수입과 배송을 우리가 맡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해 가격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와 홍보를 외부에 맡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씨는 ‘가격파괴가 출혈경쟁을 몰고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기존 수입업자는 불편해하겠지만, 폐쇄적인 유통 과정은 내가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거품이 빠지면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1년치 구독료를 선불로 내는 게 단점이지만, 안전하게 택배로 잡지를 배달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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