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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수] 쾌감이 나를 밀어간다

등록 2005-04-21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창금 기자/ 한겨레 스포츠부 kimck@hani.co.kr


“추월할 때 기분, 정말 짜릿해요.” 국내 유일의 여성 프로 카레이서인 강윤수(20·대림대)씨는 스피드광이다. 그가 출전하는 국내 권위의 BAT 포뮬러-B 자동차 경주에서는 최고 속도인 190km/h를 내며 씽씽 달린다. 많은 사람들은 190km/h의 속도를 ‘별것 아니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몸이 차체 밖으로 드러나 바람을 맞아가며 달리는 포뮬러-B 경주에서는 체감속도가 두배가 된다. 그러니까 비행기 이륙 가능 속도를 뛰어넘는 380km/h로 날아다니는 셈이다. 물론 국내의 포뮬러-B(배기량 1800cc, 120마력)는 유럽 등에서 인기 높은 포뮬러-1(보통 700마력)과 비교할 때 소형에 속한다. 차량의 개조는 없이 국산 엔진에 웨스트사에서 제작한 차체를 얹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충돌 사고가 나면 차가 전복되는 것은 예사다. 강씨는 “늘 위험이 따르지만, 굉음이 울리며 빠른 속도로 추월해나가는 쾌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된 강씨가 본격적으로 레이서를 준비한 것은 고교 2학년 때. 카레이서 출신의 아버지가 적극 권유했고, 어머니도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며 지원해주었다. 화성 카트빌, 문막 모터파크, 파주 카트랜드 등에서 놀이공원의 범퍼카와 비슷한 초보자용 카트를 타면서 기본기를 다듬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BAT 포뮬러-B 경주에 출전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올해 3월20일 개막전에서는 2등을 했다.

대학 전공도 자동차학과로 정한 강씨의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매달 한번씩 한해 7차례 열리는 경주를 위해 수업이 끝나면 동네 피트니스센터에서 체력훈련에 몰두한다. 경주를 할 때 온몸의 신경세포가 곤두설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체력이 약하면 금방 지치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성도 모터 스포츠 무대에서 남자와 충분히 겨룰 수 있다”며 “앞으로 많은 여성 레이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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