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내 정신 좀 봐. 교재 사러 가야 하는데…. 첫날이어서 정신이 없네요.”
지난 1991년 이른바 ‘유서 대필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강기훈씨의 어머니 권태평(71·사진 왼쪽)씨가 지난 3월2일 늦깎이 여대생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권씨는 지난해 11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와 인권운동사랑방에서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NGO 활동 우수자 전형’ 대상으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다. “기훈이가 대학 다닐 때 왜 데모만 하는지 궁금해서 유인물을 읽어봐도 통 알 수가 없더라고. 그때부터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권씨의 첫 수업은 조효제 교수의 ‘사회학 개론’. “내가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야. 얼떨떨하기도 하고….” 이번 학기에 권씨가 신청한 과목은 이날 첫 수업이 시작된 사회학 개론을 비롯해 ‘시민과 인권’ ‘여성학’ 등 7과목에 19학점. 수강신청 가능 학점을 꽉 채웠다. “제가 좀 욕심이 많아서….” 칠순의 나이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날마다 학교에 가야 한다. 고등학교 때는 매일 시험 보고 공부만 하느라 바빠서 다른 활동은 못했는데 이제는 그동안 못 나갔던 인권운동사랑방에도 다시 나갈 생각이다.
권씨의 꿈은 노인·여성 컨설턴트다. “요즘 노인 문제도 심각하고, 저와 같은 세대잖아요.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킨 세대인데 자식만 가르쳤지 자기 노후생활은 대비를 못했어요. 자살하는 노인도 많고…. 여성이나 주부도 보면, 이혼율이 높은데 내가 70년 평생 살아온 경험도 있고, 그래서 상담해주고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권씨는 초등학교는 간신히 졸업했지만 한국전쟁통에 중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세상이 떠나갈 듯이 울었다고 한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권씨는 학생운동을 한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배움에 눈을 떴다. 공부를 해야겠다고 꿈꾸긴 했지만, 옥고를 치른 아들 뒷바라지 때문에 짬을 낼 수 없었다. 그러다 5년 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학력인정 주부학교 일성여고에 들어갔고 내친김에 대학까지 왔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홍준표 “한동훈, 고문 검사 영입하고 ‘김대중 정신’…저급하고 조잡”

“박상용 검사 ‘음주 추태 의혹’ 제기 강미정·최강욱·강성범, 2천만원 배상하라”

장동혁 “계엄이 국민에 어떤 혼란 줬는지 모르겠다…상처 딛고 나아갈 사건”

선방위, MBC 뉴스 “내란 피고인 추경호” 논평에 “문제 없음”

공소취소 대응 TF 띄운다는 국힘 “보수·중도층에 부당함 알릴 것”

갈수록 가관…‘계엄군’ 김현태 “인천 계양을 출마”, 전한길 “지선 뒤 창당”

트럼프, ‘나무호 피격설’ 확인 질문에 “나는 한국 사랑해” 동문서답

이 대통령, 권익위 ‘헬기 이송 의혹’ 발표에 “이제 제 목숨은 국민 것”
![검찰 ‘호위무사’ 정성호? 법무부가 검찰 산하기관인가 [논썰] 검찰 ‘호위무사’ 정성호? 법무부가 검찰 산하기관인가 [논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509/53_17782899269783_20260508502768.jpg)
검찰 ‘호위무사’ 정성호? 법무부가 검찰 산하기관인가 [논썰]

‘채 상병’ 어머니 “어느 부모가 자식 군 보내겠나…임성근 징역 3년에 실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