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그 배우는 지난 여름 종로의 술집에서 픽업됐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에서 전두환 역할을 한 <한겨레> 임범(43) 기자. 그의 빛나는 이마를 눈여겨본 임상수 감독이 술자리에서 “너 출연할래?”라고 물었고, 임 기자는 “재미있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둘은 영화감독과 영화기자로 만나 술친구로 지내는 사이. “너라면 쫄지 않고 할 거 아냐?” 캐스팅 이유였다.
그래도 ‘긴가민가’ 했다. 심재명 MK픽처스 대표가 전화를 했다. “캐스팅하려고요”. 시나리오를 촬영 하루 전날 받았다. 12월 초 열심히 대사 연습을 하고, 촬영 장소인 서울 수도여고로 갔다. 촬영 10분 전, 대사가 표준말에서 대구 사투리로 바뀌었다. 급히 경남 출신의 김주경 제작팀장에게 ‘갱상도’ 사투리를 전수받았다. 사투리 배우랴 동선 익히랴 정신이 없었다. 보안사 취조실에서 조사받는 김 부장(백윤식)을 창 너머로 보면서 “저 똘아이 절마 저게 지 혼자 총질하고 지랄한 거 맞제?”라고 말하는 장면. 감독은 “니 마음대로 튀어!”라고 주문했다. 오히려 더 부담이 됐다. 그래도 두번 만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다. 그는 그렇게 데뷔했다. 나중에 대사는 성우가 더빙을 했다.
81학번인 임 기자는 ‘전두환 세대’다. 전두환을 향해 ‘짱돌’ 던지던 대학생이 전두환을 연기한 것. 95년 법조기자 시절에는 5·18 사건으로 구속되는 전두환을 취재했다. 2002년 <씨네21>에 다녀온 것을 빼면 99년부터 붙박이로 <한겨레> 영화기자를 하고 있다. 1월 <그때 그사람들> 시사회를 마치고 나오자 동료들은 “사인해주세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의 다음 필모그래피를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벌써 나오라는 데가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전두환처럼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면 다시 그를 스크린에서 보기는 어려울 듯.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가 “기자가 자꾸 나오는 건 안 좋아 보이더라”고 충고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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