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서울 홍익대 앞의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티베트를 구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뭉쳤다. 언더그라운드 밴드 멤버들은 노래로, 미술작가는 그림으로, 기획자는 공연 준비 등으로 지난 1월23일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무경계팽창에너지’에서 열린 ‘세이브(save) 티베트 페스티벌’을 치렀다. 지난 연말 겨울 찬바람을 뚫고 해남 땅끝마을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600여km를 걸었던 빼마와 잠양(<한겨레21> 542호 참조)이 계획하는 인도 다람살라의 탁아소 건립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었다.
여기에 티베트의 자유를 기원하는 그림 6점을 내놓은 흑표범(26)씨는 관객들에게 티베트 국기 색칠을 권했다. 영상 설치와 페인팅, 사진, 퍼포먼스 등 미술의 다양한 재료로 실험적인 작업을 흑표범이라는 ‘작가 이름’을 내걸고 한다. 그는 대학을 마치고 홍대 앞을 활동공간으로 삼으면서 뜻이 통하는 동료들을 만났다. 인도의 티베트 난민을 위한 자선 페스티벌에 참여한 것도 행사를 기획한 (정상문)씨가 귀띔을 했기 때문이다.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예술을 하고 싶어요. 이번 행사의 취지가 제가 지향하는 것과 일치해서 주위의 작가들에게 참여를 권했어요.”
이날 페스티벌은 성공리에 치러졌다. 200명이 참여하는 공연에 150명이 예매를 했고, 남은 티켓 50장은 공연 시작 두 시간 전에 바닥이 났다. 뒤늦게 찾아온 관객은 전시된 그림과 사진 등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널리 알려진 대중문화인들이 ‘세이브 티베트’에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타악 연주자 최소리씨, 온앤오프무용단과 까루나, 악어 등의 퍼포먼스에 이어 소리짓 발전소, 레이지본, 전인권, 강산에, 이상은씨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 ‘초호화’ 출연진은 공연장 음향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날 흑표범씨와 함께 9명의 작가가 내놓은 그림과 엽서·사진은 생각만큼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래도 몇몇 그림이 공연장에서 주인을 만나면서 1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페스티벌 전체 수익금은 600여만원, 진행 비용으로 절반가량을 썼다. 그리고 남은 307만8140원은 빼마와 잠양이 티베트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림으로 큰 수익을 올리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계단을 오가는 관객들이 그림을 보며 티베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면 보람이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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