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해양경찰청의 김석균(41) 총경은 대한민국의 ‘해적 박사’를 자부하고 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최근 한양대학교에서 번듯한 해적 관련 박사학위 논문을, 그것도 영문으로 썼다. ‘아시아 해적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력틀 구축에 관한 연구’(Building a Multilateral Framwork to Combat Piracy in Asia)가 논문 제목이다.
“해적은 현재 진행형의 심각한 현안이다. 해적 행위가 발생하는 동아시아 연안국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해상을 통한 무역국들이 직접 연결된 국제적인 과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너무 무심하다.” 그가 19세기에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해적 문제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까지 쓴 이유다.

해적 문제에 관한 그의 관심은 4년 동안 실무경험에서 체득한 고민의 흔적이기도 하다. 해양경찰청 국제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해적 관련 각종 회의에 여러 차례 참여했고, 관련국들과 협력관계 구축에도 힘써왔다. 지난 10월 한국해양경찰청 창립 51년 만에 처음으로 해적 출몰 지역인 말라카해협에서 실시한 ‘한-말련 해양경찰 해적대응 합동훈련’ 계획도 주도했다.
그의 결론은 “해적 문제는 특정한 국가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초국가적인 범죄인 만큼 효과적 대응을 위해서는 해적 행위 발생 해역 국가와 무역국 사이에 다자간 협력틀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논문에서도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해적 예방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문제를 분담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며 ‘아시아 해사기금 설립 및 공동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김 총경은 “일본의 경우 해적에 대응하기 위해 해운업계 등 민간은 자금을 대고 정부가 동아시아 연안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체계적인 대응 체계가 없다”면서 정부와 해운업계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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