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다카하시 데쓰야교수(교토대·철학)는 “일본의 ‘속살’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일본은 헌법에 민주와 평화를 새기며 속살을 감췄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했던가. 일본은 전쟁과 차별이라는 속살을 한치의 부끄럼도 없이 드러내고 있다. 대다수 일본인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속살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다카하시 교수는 “일본의 속살에 ‘노’(No)라고 말하는 게 지식인의 책무”라 믿는다.

이렇게 일본의 속살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여기엔 양심적 지식인과 시민활동가 그리고 재일조선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1990년대 후반에 교과서 파동, 자위대 재무장 등에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지난 10월에 진보적 계간지 (前夜)의 창간호를 펴내기에 이르렀다. 다카하시 교수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은 오카모토 유카 편집장은 “전쟁과 차별의 시대에 편승한 기존의 매스미디어에 기대할 것이 없었기에 우리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매체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파국전야가 신생전야가 되는, 전쟁전야가 해방전야가 되는, 그 드문 바람을 우리는 버리지 않는다’는 희망사항은 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일본에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잡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는 그저 그런 대중지로 변신했고, 은 독자가 한정된 지식인 담론만 내놓고 있다. 는 와 의 중간쯤에서 사상과 문화의 거점 구실을 하려고 한다. 창간호에 ‘문화와 저항’을 특집 기사로 다룬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놀랍게도 표지에는 한글이 선명하게 보인다. 일본인만의 잡지가 아닌 때문이다. 는 재일조선인과 함께하려는 의지를 ‘반전, 반차별, 반식민주의’라는 슬로건에 담았다. 다카하시 교수는 “일본의 속살은 재일조선인을 위협한다. 누구도 재일조선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의 8명의 이사 가운데 서경식 교수 등 3명이 재일조선인이다. 는 발기인 20명이 50만엔씩 내서 창간호를 낸 뒤 지금은 1구좌 2만엔의 찬동회원을 모으고 있다. 스나가 요코 세미나 사무장은 말한다. “로 한-일 연대를 이뤄나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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