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연희] “오르가슴, 공부해야 느낀다”

등록 2004-07-29 00:00 수정 2020-05-03 04:23

▣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언제 오시려나, 오선생.”
대한여성오르가슴찾기운동본부 팍시러브(www.foxylove.net)에 접속하면, 오선생(오르가슴)을 기다리는 ‘그녀’들의 솔직하고 신나는 고백이 학습자료와 함께 빼곡히 들어차 있다.

“행복한 섹스를 위해서는 여자의 몸, 특히 오르가슴에 이르는 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연희(28) 팍시러브 대표. 그녀가 최근 서울 합정동에 오프라인 섹스공부방 ‘팍시네’를 열었다.

팍시네는 성교육이라고는 소싯적에 낙태 비디오 단체 관람한 것이 전부인 대다수 대한민국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씨는 많은 여성들이 섹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잘못된 성지식을 가졌거나 자신의 몸에 무지한 경우가 많은 점에 착안해 본격적인 공부방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팍시네에서 운영되는 섹스 워크숍은 두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20대 초·중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걸(girl)들을 위한 섹스 워크숍’은 “자신의 몸과 섹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성적으로 주체적인 여성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오르가슴 워크숍’은 기혼여성이나 성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여성들이 교육 대상이다. 6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오르가슴에 이르는 방법, 자위하는 방법 등 다양한 커리큘럼이 준비돼 있다. 초급, 중급 과정으로 나뉘는 셈이다.

워크숍과 별개로 다양한 특강 프로그램도 기획되고 있다.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성병과 여성질환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하고, 다양한 성적 취향을 이해하기 위해 게이나 레즈비언을 초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대부분 강의는 여성들만 들어올 수 있지만, 간혹 조루나 발기부전으로 남몰래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광명’을 주는 강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팍시네에 공부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국내외 섹스 관련 자료를 읽을 수 있는 자료실도 준비돼 있다.

참고로, “공부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 실망 마시라. 팍시러브의 오프라인 놀이터 ‘지스팟’이 새 단장을 거쳐 8월 초 ‘팍시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오픈 기념 행사도 “짱짱하다”는 게 이 대표의 귀띔이다(팍시네 02-3142-6288).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