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사학재단의 무리한 욕심, 교육당국의 졸속 정책과 행정, 일부 학부모들의 과잉 교육열이 후배들의 눈빛을 바꾸었더군요.”

지난 2002년 신입생 200여명의 집단 미등록과 전학 사태를 빚었던 경기 의왕 정원고의 마지막 고3생들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작가 김민철(30·스튜디오 조아조아)씨는 “막상 얘들의 얼굴을 다시 보니 가슴 한켠이 아리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정원고 사태’는 종합고에서 평준화고로 ‘승격’한 정원고에 배정된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집단 입학 거부를 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빚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200여명의 신입생들에게 전학을 허용했고, 그 해 고2, 고3생들은 1학년생 없는 학교를 다녔다. 이듬해, 재단은 아예 학교를 특수목적고로 개편했다. 마지막 정원고 학생이 된 고3생들은 1년 내내 ‘찬밥 취급’을 당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재단 관계자들은 노골적으로 “쟤들 졸업만 하면 학교가 확 달라진다”고 떠들어댔고, 교사들은 전교조·비전교조 교사로 나뉘어 아이들을 더욱 외롭게 했다.
“우연히 선생님을 뵈러 학교에 갔다가, 후배들 눈빛을 보고 어떻게 고3이 저렇게 세상의 비밀을 다 알아버린, 지친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놀랐어요. 얘들은 ‘아무도 입학하려 하지 않는 똥통 학교’라는 비아냥 때문에 교복을 입고 학교 밖을 나서는 것도 어려워했다고 합니다. 문제아였던 저를 사람 만들어준 학교였는데, 고향을 잃어버린 기분이었죠.”
김씨는 이 학교 출신이다. 그는 고교 시절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고 격려해주던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학교재단과 교육당국은 어떤 목적으로든 아이들에게서 그 추억을 앗아갈 권리가 없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김씨의 사진들은 ‘걷어차버리고 싶은…’이라는 제목의 사진·영상·퍼포먼스 공동전이 열리는 경기 이천의 샘표스페이스에서 7월1일까지 만날수 있다(www.sempiosp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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