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좀 독특한 후원자를 소개합니다. 노동단체 ‘반올림’에서 활동하며 삼성 직업병 사건에서 피해자를 대리해 노동안전보건 판례·정책에 진전을 만들었던 임자운(40·법률사무소 지담·사진) 변호사입니다.
기사에 ‘취재원’으로 자주 등장했던 임 독자님은 2019년 11월부터 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즈음 열린 후원·독자 모임에도 참여했습니다.
임 독자님은 2017년 여름까지 반올림 상근활동가로 일하다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2019년 9월 한국에 돌아와 로펌에서 일하며 반올림 활동에 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수입이 생기면서 후원할 곳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시민사회운동을 응원하는 것엔 후원이 필수라고 봤어요. 언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죠. 뿐만 아니라 도 후원해요. 제 기준에서 좋은 언론인데 ‘가난한’ 언론들이죠.”
처음 참여했던 후원·독자 모임에 대해선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모임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왜 그렇게 비판하느냐’거나 ‘조 전 장관을 왜 그렇게밖에 비판하지 못하느냐’라는 의견이 모두 나왔던 것 같아요. 기자들이 고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후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자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자리여서 의미 있게 생각했어요.”
임 독자님이 삼성을 상대로 싸워왔던 만큼, 삼성 편에 선 언론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실제로 반올림 활동과 관련한 여러 언론의 왜곡보도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승소한 경력도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도 보장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웬만하면 하지 말자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런데 소송 대상이 된 언론들은 ‘저쪽 편만 든다’는 것을 넘어 피해자와 반올림을 모욕했거든요. 그래서 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죠.”
을 후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고 정보가 과잉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독자 입장에선 정보 빈곤으로 이어집니다. 정말 우리가 봐야 할 부분, 대충 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같은 언론이 잘 찾아서 깊이 파주면 세상이 바뀌어도 진정한 저널리즘이 유지될 것이라 생각해요. 후원이 늘어 기자들 대우를 비롯한 취재 환경이 좋아졌으면 합니다. 남들 안 보는 곳을 계속 찾아서 깊이 있게 봐주세요.”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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