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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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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면 돕는 게 인지상정이지요

‘81년생 김지영’ 후원자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써주세요”
등록 2020-01-07 01:07 수정 2020-05-03 04:29
김지영 제공

김지영 제공

어떻게 을 정기 후원하게 됐는지 물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종이신문도 안 읽고 잡지도 안 읽고 책도 안 읽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어렵다면 어떻게 하나요.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요.”

누에고치에서 비단실이 술술 풀려나오듯, 고운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휴대전화로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편안하게 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수줍은 듯 떨리는 음색이 기자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82년생 김지영’보다 한 살 많은 81년생 김지영씨입니다. 경기도 의정부에 살고 있습니다. “후원하는 금액이래야 생활비 조금 아끼고 커피 한 잔 덜 먹는 소액”이라고 겸손해합니다.

이 잘못하는 것도 많을 텐데, 뭐가 그리 좋을까요? “을 읽기 전까지는 나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결혼해서는 우리 가족만 생각했지요. 그런데 을 읽으면서 남들이 살아가는 주변을 돌아볼 줄 알게 됐어요. 거창하게 말하면, 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을 접하게 됐고요. 세상을 보는 눈이 그만큼 넓어졌답니다. 제가 크게 감사할 일이지요.”

딸아이가 올해 중학교에 올라간다는 엄마 김지영은 에서 읽은 ‘#오빠미투’ 기사가 아프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채식으로 급식하는 아이들을 다룬 기사도 좋았습니다. “#오빠미투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채식하는 아이들’ 기사는 제가 생각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채식의 선택권이 없고 어려움이 있겠다는 것에 공감했어요. 우리 사회가 채식하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세상이었잖아요. 채식하는 이를 유난스럽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불편한 사회적 시선이 있음을 이 알게 해주었어요.”

자신의 세대를 다룬 책 도 읽었다고 했습니다. 많은 부분에 공감했지만, 아이 키우면서 자신을 포기했다는 부분엔 공감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무 좋은 말만 하지 말고, 이 더 잘하도록 따끔한 말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을 좋아하니까, 따끔한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좋은 기사 많이 써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어차피 사람들이 모두 생각이 다르잖아요. 그걸 다 맞출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사라도, 눈치 보지 말고 용기 있게 소신껏 써주세요!”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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