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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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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과 어울리는 그날을 향해

등록 2014-10-26 14:47 수정 2020-05-03 04:27

그간 수없이 들었을 질문일 테지만. “나드요?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을 씻을 때 부은 (비싼) 향유가 ‘나드’라고 성서에 나와요. 아버지가 하나님의 향기를 멀리 퍼뜨리며 살라고 지어줬죠.” 이제 마지막 학기를 남긴 23살 학생(성공회대). 불안한 청춘이라 볼지 모르지만, 김나드씨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의 간절함’의 크기를 다시 확인하고, 그곳에 다다르기 위한 열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곧 졸업인데.

=공부도 하면서, 경기도 부천시청 평생교육센터에서 단기계약직 일도 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지 평생교육센터와 이어주는 행복학습 매니저 일이다. 용돈벌이 정도는 된다.

-사회복지(주전공)와 평생교육(부전공)을 배우며 달라진 것이 있나.

=고등학교 땐 비평준화 학교(강릉여고)를 다녔다. 신문도 읽지 않고 사회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 대학 선생님들은 도서관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경험도 하라고 많이 말씀하셨다. 얼마 전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교수님과 같이 다녀와서 토론도 했다. 성공회대에선 시민대학을 많이 여는데 보조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강좌도 들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 사회문제, 특히 국제사회에 관심이 많다.

-국제사회?

=2년 전쯤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지원해 방글라데시도 다녀왔다. ‘세계시민 의식’은 인종·종교·나라를 떠나서 내 행동이 저 사람에게, 저 사람의 행동이 나에게 파급력을 줄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세계시민들이 평등하게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국제사회 쪽을 더 공부할까 한다.

-어떤?

=사회복지사 1급을 딴 뒤, 미국에서 1년간 어학과 인턴십을 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미국의 환경단체 등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공부하려 한다.

-이런 준비 과정에 은 어떤 친구인가.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에 도움이 된다. 고맙게 생각한다.

-참, 행복학습 매니저라는데 본인은 행복한가.

=하하하, 잘 모르겠다. 사실 취업 시즌이 되면서 내적 갈등은 많다. 지금 재밌게 배우고 있다.

그가 보낸 사진들 중에 방글라데시 아이와 마주 보는 사진을 싣는다. 그 행복한 눈빛이 더 많은 세계시민들에게 향기로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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