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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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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린이와 함께 쭈욱~

등록 2014-09-27 13:58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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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린(9·사진)이가 을 완전 좋아한단다. 광주에 사는 수린이는 엄마 정인선(36)씨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의 도보순례에 열흘 남짓 동행했다. 도보순례는 끝났지만 과 순례단의 인연은 쭈욱~ 이어지고 있다.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주변에 정기구독을 적극 권유하는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정씨와 수린이도 자연스럽게 정기구독자가 됐다.

-왜 정기구독하게 됐나.

=도보순례에 기자들이 동행하고 페북에 올리는 글을 보면서, 기자들이 직업이라서가 아니라 진심을 다해 함께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런 기자들이 만드는 주간지를 구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는 을 본 적 없었나.

=수린이 낳기 전에 1년 동안 정기구독한 적이 있다. 시아주버님이 정기구독권을 선물로 주셨던 것 같은데, 그땐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어서 잡지를 그냥 흘려보듯이 했다. 지금은 더 꼼꼼히 본다. 도보순례 때 만났던 기자들 이름을 발견하면 반가워서 정독하게 된다.

-수린이도 같이 보나.

=물론이다. 심각한 기사는 못 보지만, 가벼운 기사는 수린이도 읽는다. 도보순례 뒤 나도, 아이도 많이 변했다. 최근 서울에 사는 이모 집에 가는 길에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이나 길거리 미사, 예슬이 전시회 등에 몇 차례 갔었다. 그런데 아이 나름대로 상황을 해석해서 받아들이더라.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세워서 미사하는 장소를 빙 둘러싸고 수녀님들을 가로막는 걸 보더니 “엄마, 경찰은 좋은 사람 아니야?” 묻더라. 일기에 “대통령님,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주세요”라고도 썼다.

-아이와 전에도 정치적인 행사에 나가본 적 있었나.

=전혀 없었다. 도보순례도 처음엔 새벽에 간식만 전해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잊히지 않더라. 그래서 다음날 반나절 걷고, 그다음에 또 하루 걷다가 열흘이나 동참했다.

-이 아이들에게 어떤 언론이었으면 좋겠나.

=아이한테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보여주는 언론이 되면 좋겠다. 이 나라를 정확히 설명해줄 수 있도록. 특히 지방에서는 소식을 대부분 뉴스나 SNS를 통해 알게 된다. 그런데 일반 방송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소식이 많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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