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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수치의 기만
표지이야기는 구로공단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50년의 비인간적인 노동현실 속 여공들의 과거를 돌아보며 끔찍한 회상을 하게 했다. 이제 우리나라 여공들의 살인적인 노동과 주거조건은 그대로 재외동포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경제적 수치로 선진국과 같은 삶의 질을 느끼도록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기만에 불과한지 깨닫게 해준다. 여기에 과거를 바라보는 현재적 관점이 덧붙여졌다면 어땠을까? 현재의 노동자들이 구로공단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며 노동자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의 미래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정인선 뜨끔한 질문
특별기획 ‘그들에겐 명절에도 쉴 권리는 없다’는 평소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통신기사들의 삶을 상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인터넷이 끊겼을 때의 기분은 생생하게 기억하면서, 정작 그 불편을 해소해준 사람의 얼굴을 기억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은 읽는 이를 뜨끔하게 만든다. ‘명절 당일에도 일해보신 분?’이라는 질문은 우리가 그들의 삶을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다는 증표였다. 이번 기사로 통신기사의 삶을 펼쳐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때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진다고 믿는다.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 누군가의 삶을 담은 기사를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주연 부끄러웠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기사는 허탈함과 분노를 뒤로하고 사건을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봤다. 잊고 있던 사건을 상기시켰고, 국가기관이 어떤 태도로 스스로 저지른 죄에 대한 재판에 임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우리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잊어가서 재판부가 청와대·정치권을 의식하며 부끄러움 없이 결론 내린 것은 아닌가 해서 부끄러웠다. 국가의 완전범죄를 막으려면 더 많이 기억하고, 분노하고, 추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기관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꾸준히 보고 싶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가 잊지 않고, 분노하며 원 전 원장의 수행원이 말하던 ‘병신’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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