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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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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호를 읽고

등록 2014-06-28 11:39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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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심 묻고 따져야 할 잊혀질 권리

니체는 망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망각이 은폐를 위한 거라면 망각하는 자도, 그 사회도 결코 복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주어지지 않았던 잊혀질 권리 획득만이 목적이었기에 그 권리가 악용될 수 있고, 남들에게 잊히는 것이 아닌 선택적 삭제 행위를 통해 지워진다는 점에서 애초에 잊혀진다는 단어 자체가 부적절했음을 냉정히 보지 못했다. ‘삭제권’과 ‘잊혀질 권리’의 구분이 논의의 시작이라는 김성환 기자의 기사는 목적·목표 의식에 젖어 그 외에는 아무것도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 고질병을 꼬집는 듯했다.

권준희 지켜져야 할 학내 언론자유

대학에 많은 환상을 가졌던 내게 학내 언론은 중요한 존재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나름의 틀을 가지는 데 학내 언론이 내뿜는 담론과 이야기가 도움이 됐다. 지금은 많은 학내 매체가 사라졌다. 자본에 사실상 포섭된 학교의 탄압도 중요한 요인임을 특집 기사는 잘 보여주었다. 언젠가부터 주변의 많은 친구에게서 말을 꺼내기 앞서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느껴진다. 대학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탄압받는다면 사회에서의 그것 또한 지켜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이 앞장서서 네트워크를 꾸린 것에 박수를 보낸다.

곽우신 바보들을 응원한다!

시국 때문에 즐거운 기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기획 연재 ‘똑똑한 바보들이 만드는 희망’이라는 제목에 끌렸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어느 순간 그 바보짓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들의 발칙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멋지다. 우리는 잘못된 구조를 지적하고 무너뜨려야 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민주·진보 진영의 실수 중 하나는, 기존 것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면서도 그 대안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바보들의 움직임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사람이 더 많아질수록 톡톡 튀는 밝은 세상이 가까워질 것 같다. 이 기사는 그런 희망을 되새기게 했다. 에 우울한 기사보다 기뻐할 만한 기사가 더 많아지는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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