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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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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호를 읽고

등록 2014-02-22 14:01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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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식 과학 앞에선 왜 작아질까

기획 ‘우리에게 과학자 친구가 있다면’은 과학기술 분야 대항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한 기사였다.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대항전문가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그들이 등장한 주요 사건들은 모두 과학기술 분야의 일이었다. 과학기술 분야가 주된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대항 세력은 의기소침해진다. 기사에서 말하듯 “과학기술은 해당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면 건드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다르크 같은 영웅 역할을 하는 대항전문가에 기대는 방식은 전근대적이기도 하다. 대항전문가를 오매불망 기다리기보다는, 대중이 다 함께 전반적인 과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과학 얘기 앞에만 서면 다들 왜 작아질까?

천호성 천국의 그림자를 짚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다룬 특집 기사가 단연 눈에 들어왔다. 우선 ‘M자형’으로 묘사되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생애주기별로 보여준 것이 효과적이었다. 무엇이 여성들의 직업적 자아실현에 ‘유리천장’으로 작용하는지, 현재의 정부 정책이 유리천장을 벗겨내는 데 어떤 한계를 갖는지 드러났다. 특히 고용률의 허상 뒤에 숨은 ‘마미 트랙’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줬다. 한국과 외국의 사례를 보여준 기사 역시 좋았다. 타 일간지가 ‘시간제 일자리의 천국’으로만 그리던 네덜란드와 독일의 명암을 균형 있게 짚어냈다. 기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김찬혁 올림픽 대하는 자세

소치 겨울올림픽으로 꾸린 레드 기획은 여러 필자들이 각자 마음에 담아둔 선수들을 응원하는 형식을 취했다. 김연아·이상화 등 이미 별이 된 선수와 새롭게 주목해야 할 선수, 그리고 숱한 뉴스를 만들어낸 빅토르 안 선수까지. 각각의 사연과 응원으로 저마다 기대하는 올림픽을 그려보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다소 산만한 모양새를 이루고 말았다. 소개된 이야기는 한정됐고 선수 선정 기준은 모호했다. 더 많이 주목받아 마땅한 선수를 소개하고 싶었다면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사연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테다. 다만 정윤수 스포츠평론가의 글이 독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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