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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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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11-16 12:17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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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 사실 그리 궁금하지 않다

무슨 일로 이 이렇게 파래졌나? 민주당 이야기였다. 아참, 9월부터 민주당은 파란색이 되었지. 그간 관심이 없어 몰랐다. 이번호를 통해 조금은 알게 됐다. 민주당이 왜 이기지 못하는지, 왜 잊혀지는지 말이다. 민주당은 정치 전반에서 활동 유인을 상실한 것 같다. 중진 의원들은 여당 시절의 구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고참 의원들은 국회 일보다는 지역구 텃밭이나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 관심이 많다. 그러니 “파이터는 대부분 초선들”인 것은 당연하다. 특히 ‘선거제도’와 ‘지역 구도’가 민주당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아무개 의원의 인터뷰는, 궁색한 변명을 넘어 정치 포기 선언으로 들린다. 국회 127석을 보유한 제1야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연이은 선거 패배로 인한 일시적인 무기력증일까? 리더십 부재에서 오는 방향감각 상실인가? 사실 여전히 그리 궁금하진 않다. 이번호가 파란색 표지라면 민주당보단 고 최종범 열사의 이야기를 기대했다.

남경식 호남선과 경부선의 차이

갑작스레 광주에 가야 했던 적이 있다. 서울과 대전 사이만 기차로 자주 다닌 터라, 당연히 기차가 자주 올 줄 알았다. 하지만 기차 시간을 검색해본 순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세영의 징후적 공간 읽기’를 보니 고속버스 또한 마찬가지 사정임을 알 수 있었다. 호남선과 경부선 터미널의 차이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게 해준 글이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사진이 별로 없었음에도 글의 공간이 피부에 와닿는 사실에 놀라면서, 자료 사진이 많았다면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형우 한국의 조지 오웰을 기대하며

기획 ‘기사와 소설, 이중의 글쓰기’에서는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르포르타주’와 ‘내러티브 저널리즘’을 들고 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쓴 기사들은 많은 시간과 품이 들겠지만, 그만큼 독자에게도 오래 기억된다. 한국 언론 중에서는 이 그 흐름에 가장 민감하다. 사회면에서 구체적인 인물의 이야기로부터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이제 낯설지 않다. 예컨대 ‘줌인’의 첫 문장은 “수닌의 고향은 부산이다”다. 딱딱한 통계 자료와 인터뷰들의 나열보다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읽기 쉽고 잘 와닿는다. 그렇지만 정치·경제면은 이슈의 특성 때문인지 아직 기존 방식을 탈피하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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