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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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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마고우야, 쓰러지지 마라

등록 2013-09-05 14:34 수정 2020-05-03 04:27

과 를 구독하는 디스플레이업체 (주)아키텍 대표 이지운(38)씨는 한여름을 브라질에서 보냈다. 남반구인 브라질은 겨울이라 밤낮 온도가 10℃와 24℃를 오갔다. ‘출장이 아니라 휴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씨는 “단언컨대 출장”이라고 했다. 친한 친구와 동행했고, 브라질에 사는 또 다른 친한 친구가 늘 함께였지만 말이다.
-브라질에선 어떤 느낌을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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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양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국민의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사회 시스템은 후진적이었다. 예를 들면 수출입 관세가 비싼데 누구나 편법·불법으로 피해간다. 그만큼 관료들이 부패했다. 문득 이명박 정부가 떠올랐다. 질적 성장을 이룰 시기를 놓치면서 경제가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이대로 멈추면 브라질이든, 우리나라든 후진국에 머물 듯하다.

-박근혜 정부에선 희망을 보는가.

=이명박 정부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느낌이었는데 박근혜 정부는 애초에 경제를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창조경제를 얘기하는데 그 개념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정부 내에도 없다는 거 아닌가.

-경제 기사에 관심이 많은가.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아무래도 그렇다. 대기업에서 10년쯤 일하다가 2009년 퇴사해 내 회사를 차렸다. 최근 의 ‘다원 철거왕 이금열’ 기사(973호·976호)를 읽으며 무릎을 쳤다.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늘 궁금했는데 그 비밀노트를 훔쳐본 것 같았다. 궁금한 것이 빠짐없이 있고 필력도 남달라 기사에 한껏 빨려들어갔다. 그게 바로 시사잡지의 매력 아닌가.

-은 언제 처음 읽었나

=창간호를 기억한다. 1994년 대학 2학년 때 대학 학보사 기자였다. 당시 진보적 잡지라고 하면 이 있었는데 은 달랐다. 균형 잡힌 진보지로 기사 소재나 글쓰기가 참신했다. 그렇게 읽는 재미에 빠져 읽다가 몇 년 전 친구의 추천으로 다시 구독했다.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정겹다. 요즘은 아이패드로 잠들기 전에 주로 읽는다.

-아쉬운 점은 없나.

=책꽂이에 꽂으면 두께가 얇아 자꾸 쓰러진다는 점? (웃음) 죽마고우한테 그런 게 어디 있겠나. 항상 강건하길 바란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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