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노동자의 고공열차
“왜 법은 노동자에게만 가혹한가?” 철탑을 내려오던 날 천병승씨가 남긴 말은 설국열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왜 열차의 규칙은 꼬리칸에만 가혹한가?” 아이러니하다. 똑같이 가혹한 상황이건만 대중의 관심은 극과 극이다. 스크린 안의 꼬리칸은 개봉 한 달도 안 돼 1천만 관객 기록을 눈앞에 뒀다. 현실의 꼬리칸은 무관심 속에 투쟁 중이다. 추운 겨울 하늘에 올랐던 전주·아산·울산의 노동자들이 땅을 밟았지만 변한 건 없다. 종탑 위엔 아직도 사람이 산다. 이 비극적인 장면은 무얼 먹으며 봐야 하나?
박가영 이제 곧 200일
을 펼치면 부터 먼저 챙겨본다. 보이지 않는 허공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최병승·천의봉씨가 296일 만에 땅으로 내려오면서 갈무리된 SNS 고공일기를 읽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 공장이 생겼을까, 공장을 돌리기 위해 사람이 살까’라는 최병승씨의 한마디는 두고두고 가슴을 쳤다. 그리고 아침마다 재능 농성장을 지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플래카드에는 날짜가 하루 더 늘어났다. 고개를 아프도록 꺾어 종탑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곧 200일이 다가온다.
정진희 월급쟁이 돈 털지 말아주세요
‘국정원 대선 개입, 민주주의의 위협’이란 말을 대중이 느끼지 못하는 것은 먹고살기 힘든데 와닿지 않아서라고 친구들끼리 얘기하곤 했다. 약간의 자포자기도 있었겠지만. 이슈추적 ‘월급쟁이 털어 서민 돕겠다?’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횡포다. 월급쟁이 돈 털지 말아주세요. 월급쟁이 할 필요가 없는 사람도 많은데. 친구 말이 생각난다. 회사에 월급으로 그냥 ‘백 하나’ 사는 동료도 있다는.
임성용 소득세보다는 재산세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를 이슈추적에서 읽었다. ‘이건 뭐 사이버머니도 아니고 걍 퍼가네’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아쉬운 것은 세수의 타깃이다. 부모의 도움 없이 연봉 4천만원을 받으며 대출로 집을 마련해 이자 갚기 빠듯한 30대 가장과 물려받은 재산으로 적당히 사는 연봉 2500만원의 30대 가장이 있을 때, 정부의 화살은 전자를 택한다. 소득세보다는 재산세로의 세수 확보가 분배 정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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