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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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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어여삐 봐주삼

김중혁의 카툰, 신명환의 시사만화, 손미나의 연애칼럼, 홍기빈의 경제칼럼, 이주의 트위터 등등등… 창간 900호를 맞아 선보이는 <한겨레21>의 대폭 혁신 연재물을 소개합니다
등록 2012-02-29 16:07 수정 2020-05-03 04:26

이 확 바뀝니다. 900호를 낸 의 18년 역사에, 이렇게 확 바뀐 적이 있을까 싶습니다. 개편에 임하는 우리의 슬로건은 ‘내용은 젊게, 보기는 좋게’입니다. 보기에 좋도록 본문 글자를 좀 키우고, 내용은 젊도록 카툰과 만화를 넣었습니다. 부디 어여삐 봐주시기를 기대하며 새 연재를 소개합니다.
신명환 작가가 그리는 ‘신명환의 초상식 시대 만화’는 몰상식한 일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풍자합니다. 신 작가의 유명한 캐릭터 당당토끼가 만화에 등장합니다. 당당해야 될 사람은 안 보이고 너무 뻔뻔한 어른들이 많아져 답답해서 나왔답니다. 그리고 그의 동네 친구 초등학교 2학년 초상식군, 색안경만 벗으면 보통 할아버지로 변신하는 상식이 할아버지까지, 셋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외에도 시의에 따라 다양한 인물들이 동네 사람들로 변주돼 나타나니 기대해주세요. ‘조남준의 시사SF’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시사만화입니다.

4인4색 경제칼럼, 쌍두마차 노동 연재

비장의 카드(아니 비장의 카툰), ‘김중혁의 아스트랄 보이즈’가 뜹니다. 소설가가 웬 카툰이냐, 하신다면 일단 그림을 보세요. 뭔 말인지 몰라도 ‘아스트랄’합니다. 김중혁 작가의 소개는 이래요. “글로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습니다. ‘아스트랄 보이즈’의 네 명은 모두 제 분신입니다. 가끔 현명하고, 주로 멍청하고, 때때로 과격하고, 한 번씩 감상적이며, 전반적으로 ‘아스트랄’한 제 모습이 담길 것 같습니다.” 첫 연재 그림을 받고 어디서 ‘땡겨’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벌써 들 만큼 캐릭터가 깜찍합니다.

경제칼럼이 확 바뀝니다. ‘곽정수의 경제 뒤집어보기’에 ‘홍기빈의 W경제’ ‘이원재의 99%의 경제’ ‘선대인의 숫자 경제’가 가세합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이 ‘홍기빈의 W경제’로 돌아옵니다. 홍 소장은 “2008년 시작된 세계경

제 위기는 지난 30년 동안 지구를 지배해온 경제 시스템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며 “‘W경제’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흔들리는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와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우리 삶 주변의 크고 작은 변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조망해보고자 한다”고 합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소장은 “기득권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통계의 허구성을 숫자를 통해 논파하는 칼럼”이라고 소개합니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은 99% 평범한 이들의 경제학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홍 소장이 국제경제, 선 소장이 한국경제, 이 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곽 기자가 재벌 문제를 나누어 맡아 4인4색 칼럼으로 경제를 물 샐 틈 없이 막습니다.

노동칼럼은 쌍두마차가 이끕니다. 연재 중인 ‘이창근의 해고 일기’가 쌍용자동차 해고자의 시선을 담는다면, 새 연재 ‘황이라의 스머프 통신’은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현장 노동자의 삶에 주목합니다. 85호 크레인의 김진숙을 바로 아래에서 끝까지 사수했던 황이라 민주노총 부산본부 상담부장의 연재 소감은 남다릅니다. “노동자들에게 작업복이란 더럽고, 부끄럽고, 당당하지 못한, 늘 숨기고 싶은 못난 손가락과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작업복은 작업복 그 이상이었다. 그들의 고단한 생이 담긴 작업복은 ‘스머프’라는 작고 앙증맞은 캐릭터를 만나 유쾌해졌다. 한진중공업 스머프들이 비로소 길 위의 섬으로서 위로받고 치유받았듯이, 우리 사회의 이름 없는 또 다른 스머프들에게도 이 지면이 작은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기를….” 왜 스머프 통신인지 아셨죠?

새누리당도 좌향좌를 하는 시대, 은 왼쪽의 왼쪽도 봅니다. ‘장석준의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는 도 도 전하지 않는 지구촌 좌파의 흐름을 소개합니다. 장석준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부소장은 “대전환기 전 지구적 위기와 변화의 양상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좌파의 응전과 대안을 살펴보려 한다”고 합니다. 그가 소개하는 ‘우리가 몰랐던 지구의 반쪽’은 새로울 것입니다.

사직아재의 데뷔, 금태섭의 복귀

이쯤 되면 무겁군, 하셨죠? 경제에 노동에 진보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손미나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가 쓰는 연애칼럼은 어떠세요? 그가 칼럼을 시작하며 전하는 소감은 이래요. “돈이 없으면 사랑도 못할까? 두근거리는 가슴보다 차가운 이성이 먼저일까? ‘초식남’ ‘건어물녀’ ‘모태솔로’가 넘치는 요즘, 국경과 나이와 성별, 편견을 초월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여행작가 손미나가 소개하는 ‘레자망’을 만나면, 당장 누군가 사랑하고 싶어집니다.”

다음은 ‘명로진의 배우가 배우에게’입니다. 작가와 배우를 겸하는 그가 ‘배우는 배우를 어떻게 보는가’를 흥미롭게 전합니다. 그는 유머와 독설이 섞인 칼럼을 쓰겠다고 합니다. “그는 왜 내내 혀 짧은 발음을 하는 걸까? 그녀는 왜 발로 감정을 표현하는 걸까? 평론가의 평을 위한 비판도 아니고, 관객의 소비자식 이용 후기도 아닌, 배우가 보는 배우론을 펼치겠다.”

다다음은 스포츠 칼럼입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으로 유명한 ‘사직아재’가 ‘김준의 벤치워머’ 연재를 시작합니다. 스포츠 인물론을 쓰는 그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이것은 프로페셔널한 스포츠 칼럼이 아닙니다. 다만 스포츠 팬의 마음에 밟히는, 상처 입은 벤치워머들에게 보내는 사심 가득한 응원의 글입니다. 사실 인류의 99%는 벤치워머입니다.” 구관이 명관인 칼럼도 있는데요. 스포츠 관련 사물을 요모조모 살피는 ‘판다의 스포츠 박물관’, 현대미술 작품에 숨은 질문을 읽어내는 ‘현시원의 질문의 재발견’은 같은 필자의 다른 칼럼으로 ‘시즌3’을 엽니다. 그리고 ‘오선녀’가 떠난 자리에 ‘오보이’가 뜹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 이명석 문화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다섯 남자의 ‘오보이의 무릎 ‘탁’’도 즐겨주세요.

KIN에서 ‘RED 樂’으로 이름이 바뀐 지면에는 의 입담꾼 김남일 기자가 나서 X기자와 맞짱을 뜹니다. ‘이거, 어디 갔어’에 대한 김 기자의 ‘셀프 소개’는요. “정말로 모릅니다, 어디로 갔는지. 폼 잡느라 알면서도 괜히 묻는 거, 아닙니다.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그게 바로 청년학생이다, 이렇게 배우고 컸습니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사랑이건 미움이건, 우리 곁에 머물다 갑자기 증발해버린 과거를 찾아가겠습니다.”

이상이 짧고 굵게 재미를 주는 칼럼이라면, 길고 깊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연재도 있습니다. ‘전우용의 서울탐史’는 필자의 전작 의 명성을 잇습니다. “에 도시사 총론을 담아놓은 터라 ‘서울탐史’에서는 세부적인 문제를 다룰 생각이다. 주된 내용은 서울이 현대적 국제도시로 변모해가는 과정, 도시 공간이 도시민의 삶과 의식에 끼친 영향과 그 결과로 형성된 ‘현대의 서울 시민의식’이 될 것이다.” 법과 문화를 연결한 글로 사랑받은 금태섭 변호사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연재로 돌아옵니다. 연재에 대한 ‘금변’의 ‘언변’은 이래요. “추리소설을 소재로 평범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겠다. 범죄에 이르는 경로가 얼마나 다양한지 깨닫는다면, 당신도 어떤 순간에는 주먹이 법보다 가깝다고 여길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개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의 소셜 네트워크 논쟁을 발굴하고 심화하는 연재도 있습니다. ‘크로스-이주의 트위터’는 트위터에서 논란이 되었던 이슈를 놓고 두 세대가 담론으로 대거리하는 형식입니다. 20~30대 필자로 한윤형(인터넷 논객), 김민하(인터넷 논객), 김완( 기자), 박권일( 공저자), 허지웅(영화평론가)이, 40~50대 필자로 원용진(서강대 교수), 이택광(경희대 교수), 전규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희준(동아대 교수), 안영춘( 편집장)이 참여합니다. 세대 간 대화, 진보 내부의 토론을 지향하는 ‘크로스-이주의 트위터’는 논란과 스캔들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새 연재가 많기는 많은가 봅니다. 쓰다 보니 어느새 할당된 지면이 꽉 찼네요. 아직 ‘마이 소울 시티’ ‘통계 뒤집기’ 등은 소개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커밍순’하는 연재도 있는데…. 그래도 의 개편은 계속됩니다, 쭈욱~.

기획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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