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독자편지] 819호를 읽고

등록 2010-07-27 16:40 수정 2020-05-03 04:26
티격 태격

티격 태격

[티격 태격]

“품위도 교양도 없는 박영준 메리어트 모임”
“다른 이슈에 묻혀버린 한국방송 파업”

김경민: 안녕하세요? 819호 표지이야기 ‘메리어트 모임의 폭식 스캔들’부터 얘기할까요? 전 사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분석이 잘돼 있어서 이해가 됐어요.

김대훈: 용의 꼬리가 아닌 몸통을 보게 된 느낌이랄까?

김경민: 표지에 고기로 형상화된 대한민국 그림도 인상 깊었어요. 거대권력을 가진 자가 어떻게 나라를 주무르는지 잘 드러났죠.

김대훈: 그들이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였다고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품위도 교양도 없는 이권다툼.

김경민: 공직윤리지원관실도 같은 맥락이죠? 전 민간인 사찰이 정말 권력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노무현’ ‘촛불’ 등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연고주의가 아직도 이 땅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김대훈: 현 정권의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KB금융지주 사건도 의혹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이고.

김경민: KB금융지주 사건 관련 기사는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가 접근하기 힘들었을 듯해요. 관련 정보를 상자 기사로 처리해줬다면 좀더 읽기 편했을 텐데.

김대훈: 앞으로 밝혀지는 사실이 있다면 후속 보도도 계속돼야겠죠.

김경민: 한국방송 새 노조의 파업을 다룬 초점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찾으려는 싸움이다’는 한국방송 나영석 PD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방송 내부의 변화를 보여줬어요.

김대훈: YTN이나 문화방송 파업보다 너무 적게 다뤄지는 느낌이에요. 다른 이슈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초점 ‘성범죄의 그늘에 홀로 놓인 아이를 구하라’는 어땠어요?

김경민: 요즘 성범죄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보도 일색이라 불만이었는데, 성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짚어줬어요.

김대훈: 나는 대안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기사를 통해 ‘돌봄 교실’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알았거든요. 범죄자를 거세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게 우선이잖아요. 이왕이면 돌봄 예산과 화학적 거세의 비용을 비교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돌봄 교실 같은 것이 확대되지 못하는 가장 큰 변명이 예산이니까.

김경민: 그러네요. 그럼 레드 기획 ‘너와 놀기? 나와 놀기?! 혼자 놀기!’로 넘어가볼까요?

김대훈: 재미있긴 했는데 신선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혼자 놀기’ 같은 요즘 트렌드를 다루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김경민: 그렇죠. 개인화된 놀이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해요. 전 문화 ‘성난 눈으로 강남을 돌아보라’를 읽으면서 강남 사람들과 메리어트 모임이 겹쳐 보였어요. 정경유착이오.

김대훈: 강남의 부에 대해 사람들이 앞으로는 동경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경민: ‘성난 눈’으로 강남을 돌아보라 이거군요?

김대훈: 그렇죠. 대다수 사람은 강남에서 부의 신화를 이룬 이들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또 한편으론 그들의 부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을 이제 느끼게 될 거예요.

김경민: 암담해지네요. 오늘은 이만해요.

김대훈: 방학 잘 보내요.



■ 독자편집위원 20자평
박지숙 ‘선진국민’? 특기는 인사 전횡, 임무는 ‘국격’ 떨어뜨리기
이연경 거미줄, 어디까지 뻗어나갔나
김대훈 부패하고 오만한 이들의 최후의 만찬이 되기를

〈한겨레21〉 819호

〈한겨레21〉 819호

돈으로 죽음을 덮으려는 삼성

→삼성은 부끄럽지도 않나? 언제까지 이렇게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고 정부를 매수하고 언론을 압박할 건가요? 이게 먹혀들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기억하십시오. 사회가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의는 살아 있습니다. tiggerv

→ 노동자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죽었다. 이것이 권력과 금력을 동원해 묻는다고 해결될 일인가? 진정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고 싶다면 문제의 원인을 공개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고 대처하지 못했던 이유로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사과와 피해 보상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phoenixaz

→삼성에도 노조가 생겨야 한다. 노조가 없으니 저런 억울한 일이 발생해도 노동자들이 뭉쳐서 산업안전공단에 역학조사를 의뢰할 수도 없고 법정으로 끌고 갈 동력도 안 생긴다. 각 개인이 삼성이라는 거대 공룡과 같은 기업과 싸워야 하는데,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 셈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 노동자의 고통과 죽음이 재생산될지 생각하면 섬뜩하기 짝이 없다. teil0202

성범죄의 그늘에 홀로 놓인 아이를 구하라

→친구는 무서워서 자식(특히 딸일 경우 더욱)을 어찌 낳느냐고 합니다. 답답하고, 무섭고, 힘들고, 외로운 세상입니다. sjan3004

또 하나의 의혹 스크루 “면밀하게 조사하지 못했다”

→국익의 실체가 무엇이냐? 국민의 이익이냐, 아니면 권력자와 군부와 지배층만의 이익이냐? alsdla511

→원인도 바로 못 찾아내게 방해하는 자들이 누구냐. 의심이 생기는 부분을 말도 못하게 하는 자들이 누구냐. 모든 게 종료되면 누가 제일 득을 보나. 또 모호하게 물타기하고 넘어갈 건가, 죽은 사람만 억울하게. ktandhk

→의혹이 불거진 사항에서는 조사를 중단하거나 거부하면서 무슨 진실이 어떻고 국익이 어떻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저렇게 스크루가 휘어졌는데도 헛소리만 하는 합조단을 어떻게 믿으라는 것이냐. wlswoals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